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2주년과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이 맞물리면서 자유한국당이 ‘좌불안석’이다. 여야4당은 탄핵 불복, 박 전 대통령 사면 등의 발언을 겨냥해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게다가 전 전 대통령 재판은 한국당 의원들의 ‘5·18 망언’을 재차 상기시킬 수 있다. 이들 사태가 최근 지지율 30% 문턱까지 올라선 한국당에는 이래저래 불편할 수 있는 셈이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 탄핵 2주년에 맞춘 10일 논평에서 “이날의 아픔과 상처, 그리고 교훈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특히 “탄핵을 국민 상처를 자극하는 대상으로 활용하고 자신들의 과오를 돌아보는 거울로 사용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제 그만 탄핵열차라는 과거에서 벗어나’라는 말로 2년 전 촛불과 민심을 방패로 정책 실패, 독선 정치를 숨기고 있는 현 정부와 여당 모습을 직접 겨냥하고 나선 것이다. 또한 이는 “제1야당에서 나오는 탄핵 부정과 사면 등의 발언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시점에 충격과 우려를 낳고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논평에 대한 맞대응이다. 한국당에 있어 뼈아픈 과거인 2년 전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더 거론하지 말라는 직접 화법으로도 풀이된다. 과거보다는 현실을 돌아보라는 말로 박 전 대통령 탄핵을 겨냥한 여당의 공세를 방어하려는 의도다.
이날 논평에서 거론되지는 않았으나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에 대해서도 한국당은 다소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11일 전 전 대통령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서는 데 따라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이 촉발한 5·18 망언이 재차 강한 후폭풍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당 고위 관계자는 앞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발언만으로 징계를 받은 사례는 없다”면서도 “전 전 대통령의 재판이 다가오면서 당내 징계 여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 재판→5·18 망언→당 이미지 훼손’이라는 악순환만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해당 의원 징계를 두고 한국당 내에서 ‘과하다’와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도 녹아 있다. 전 전 대통령 재판에서는 그가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주장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두고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를 들여다본다. 해당 재판이나 5·18 망언 모두 5·18 광주 민주화 항쟁과 직접 연관이 있다. 게다가 김영종 윤리위원장 사퇴 이후 해당 의원들에 대한 징계 절차 진행도 멈춘 상태라 한국당은 ‘징계 의지가 없다’는 비판에도 직면해 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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