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의 안정 우선 기조는 현재 진행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도 거듭 드러나고 있다. 중국 경제운용의 방향을 결정짓는 전인대 개막식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6.5%’로 제시, 지난해 제시한 6.5% 안팎보다 0.5%포인트나 눈높이를 낮췄다. 전인대에서 드러난 중국 지도부의 올해 경제 설계도는 적극적 재정정책 등 경기 부양 패키지는 물론 대규모 감세를 통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중국 경제의 체력 강화에 방점을 둔다는 것이다. 도로·철도·항만·공항 등 인프라 건설을 위해 지방정부의 채권 발행을 대폭 늘리고 제조업 등 부가가치 세율을 현행 16%에서 13%로 3%포인트 인하하는 등 대규모 감세를 통한 경기 활성화에 나선다. 또 사회보험료와 개인소득세 인하를 통해 소비심리 개선과 중국 국민들의 부담을 줄이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복안이다.
흔들리는 민심을 잡기 위해 사회 안정 기반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인민들의 삶의 불평등’ 해소에도 집중한다. 올해 전인대에서 중국 당·정이 민생과 직결되는 ‘고용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10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날 전인대 농업·농촌 부문 대표인 천시원이 “시 주석은 농촌의 활성화를 당의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농업과 산업, 농촌과 도시의 격차를 해결하고 농촌 지역의 개발을 촉진할 것을 약속했다”면서 도농 간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 농촌 활성화를 위한 법안 추진 계획을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농촌 지역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조직적 틀을 갖추고 2030년까지 농촌 지역과 농업을 현대화해 2050년까지는 전면적인 농촌 지역 활성화를 실현할 계획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중국의 사회 안정은 정부의 지속적인 성장능력을 좌우하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경기 침체를 특히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며 “사회 안정을 저해하는 부의 집중을 막기 위해 소비자들의 소비를 장려하는 세금감면, 실업 청년들을 위한 보조금, 중소기업 자금지원 확대 등 분배의 불균형 문제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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