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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전철 밟을라…中도 미중 정상회담 주저

빈손 합의 땐 시진핑 체면 손상

정상 간 최종담판은 원치 않아

개최일정 4월로 연기될 가능성

지난달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문 없이 ‘노딜’로 끝난 것이 미중정상회담 개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미중정상회담에서 하노이 회담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시진핑 주석의 체면이 구겨지고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에 중국 측이 정상회담 일정 합의를 망설이고 있다”면서 “양국 협상이 새로운 장애물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하노이 회담을 결렬시키고 협상장을 나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은 미중정상회담에서도 시 주석이 ‘양자택일(take-it-or-leave-it)’의 유사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중국 측에 촉발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중정상회담이 결렬 가능성이 있는 ‘최종 담판’이 아니라 실무진에서 협상을 전부 마무리하고 최종 서명하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트럼프 정부는 시 주석을 미국으로 오게 해 정상회담을 열면 중국이 합의 결과를 갖고 돌아가야 한다는 압박에 놓이기 때문에 막판 협상에서 레버리지(지렛대)를 가질 수 있다고 보고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하는 형식의 미중정상회담 개최를 강하게 요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정상회담 개최를 망설이는 것이 단순 협상전략인지, 실제 큰 장애물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양국 간 무역 합의도 간극을 좁혀야 할 사항들이 남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는 8일 WSJ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이 진전을 이뤘지만 당장 합의할 수준까지는 아니다”라며 “최종 타결을 위한 정상회담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고 회담 준비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8일 블룸버그TV에 나와 미중정상회담이 4월로 밀릴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좋은 거래가 아니면 합의를 안 한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다만 두 나라 사이의 핵심 쟁점 사안 가운데 하나인 환율 분야는 협상에 진척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강 인민은행장은 10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많은 주요 이슈에 합의를 이뤘다”며 “중국은 수출 증대나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경쟁적인 환율 평가절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에 따른 정보공개도 논의했다”고 밝혀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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