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올해 첫 해외 순방지로 아세안 3개국을 선택한 것은 집권 이후 추진해온 신남방정책을 활성화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돌파구를 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청와대는 이번 방문에서 개별 국가의 특성에 맞는 협력사업을 통해 관계 발전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브루나이의 경우 최대 공사로 꼽히는 ‘템부롱’ 대교 건설현장을 찾아 국내 기업의 인프라 투자에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한류와 할랄을, 캄보디아에서는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을 토대로 경제교류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국가별 맞춤형 시장접근 전략을 앞세워 아세안과의 협력과 투자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경제활력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만큼 신남방정책에 속도를 높여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중국 공장 가동을 줄이는 대신 아세안 투자를 늘리기로 결정했고 국내 기업들의 아세안 진출도 러시를 이루고 있다. 마침 산업연구원이 미중 무역분쟁을 역으로 활용하는 차원에서 아세안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때일수록 정교한 진출전략을 통해 아세안이 명실상부한 수출 대체시장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만드는 노력이 절실하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을 세 번째 방문할 정도로 신남방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요한 것은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아세안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결실을 거두도록 해야 한다.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통해 신남방정책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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