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자치료가 초기 간암뿐 아니라 진행성 간암에도 효과적이라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김태현 양성자치료센터장과 간담도췌장암센터 박중원·김보현 교수는 2012년 6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양성자치료를 받은 간세포암종 환자 243명의 5년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1기는 69%, 2기는 65% 이상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수술적 치료가 어렵고 경과가 좋지 않은 3·4기 환자 역시 다른 치료와 병행했을 때의 5년 생존율이 각각 43%, 26%에 달했다. 2012~2016년 발생한 간암 환자의 전체 생존율이 34.6%에 그치는 점과 비교할 때 양성자치료 후 생존율이 크게 높아진 셈이다.
연구팀은 “일반적인 간암 생존율을 넘어서는 수치”라고 밝히며 “양성자치료가 모든 병기의 간암 치료에 효과적인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양성자치료로 인한 심각한 간 기능 저하를 보이는 환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양성자치료는 수소 원자의 핵을 구성하는 양성자를 빛의 60%에 달하는 속도로 가속한 뒤 환자 몸에 쏘아 암 조직을 파괴하는 암 치료법이다. 보통 2주에 걸쳐 매일 30분씩 총 10회 진행되며 보험급여가 적용돼 본인 부담금이 10회에 약 70만원 수준이다.
김태현 센터장은 “양성자치료가 간암 치료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며 “국립암센터는 보다 많은 암 환자가 양성자치료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암’(Cancers)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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