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 바람에 외면받던 초소형 아파트의 몸값이 다시 치솟고 있다. 정부의 연이은 대책으로 거래절벽이 심화 되는 가운데 대출 규제가 더욱 세지면서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적은 초소형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거래 절반이 초소형으로 채워지고 있다.
11일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 2월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량 475건 중 절반(50%)인 238건이 전용면적 60㎡ 이하 초소형 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 60~85㎡ 는 37%(177건), 전용 85㎡ 초과는 13%(60건)를 나타냈다.
전용 60㎡ 이하 서울 소형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46%, 올 1월 47% 순으로 점점 치솟고 있다. 전국도 올 1월 43%에서 올 2월 47%로 올랐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초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끈 것은 2007년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도시형생활주택 등이 떠올랐던 이후 처음”이라면서 “지난해부터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가 본격 시작되면서 자금 여력이 낮은 실수요자나 소액 투자자들이 소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도 별로 보면 지난 2월 기준 강원도가 소형 아파트 매매 거래 비중이 높았다. 전체 663건 중 전용 60㎡ 이하가 379건으로 57%를 차지했다. 이어 전라북도(56%), 경상북도·광주광역시·충청북도(53%), 전라남도(51%) 순이었다. 대전광역시(35%)와 울산광역시(37%)는 소형아파트 비중이 낮았다.
소형아파트의 가격도 덩달아 상승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 1월 중위가격이 6억 2,098만 원이었던 서울 소형 아파트(전용 40㎡ ~ 62.8㎡ 미만)는 올 2월 6억 2,109만 원으로 0.02% 상승했다. 전용 40㎡ 미만 초소형 아파트도 같은 기간 3억 2,281만 원에서 3억 2,355만 원으로 0.23% 올랐다. 같은 기간 중형 아파트(전용 62.8㎡ ~ 95.9㎡미만)는 0.86% 떨어졌고, 대형(전용 135㎡이상)과 중대형(전용 95㎡이상 135㎡미만)도 각각 1.16%, 0.05% 하락했다.
청약 시장에서도 소형 아파트는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올해 서울 분양 아파트의 최고 청약 경쟁률은 모두 전용 59㎡ 미만 소형 타입이 차지했다. 올 1월 분양한 동대문구 용두5구역 재개발 단지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는 249가구 모집에 8,307명이 1순위 청약을 신청해 평균 33.3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가장 작은 전용 51㎡가 차지했으며 2가구 모집에 559명이 몰려 경쟁률이 279.5대1에 달했다. 올 2월 분양한 ‘태릉 해링턴플레이스’ 전용 49㎡는 63.14대1의 1순위 경쟁률을 기록해 단지 내 가장 높은 타입 경쟁률을 기록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신규 분양가도 최근 많이 올라 청약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졌다”면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소형 단지 위주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