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 법정에 선 11일 초등학생들도 분노를 표출했다.
광주지법 후문과 왕복 2차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모 초등학교 학생들은 이날 낮 12시 34분 법정동에 도착한 전씨의 법정 출두 모습을 학교에서 지켜봤다.
학교 점심시간에 벌어진 역사적 장면에 학생들은 복도 창문마다 고개를 내밀고 “전두환 물러가라”를 외쳤다.
초등학생들의 소리치는 모습이 인터넷 등을 통해 퍼지면서 학교에는 항의 전화도 밀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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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를 지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전화해 “아이들이 소리치도록 학교에서 지시했느냐”고 따지기도 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교사들은 전씨 재판이 종료될 무렵 하교하는 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해 저학년을 중심으로 하교 지도에 나섰다.
이 학교 관계자는 “고학년 학생들은 그동안 역사 교육이나 부모 등을 통해 전씨의 법정 출석 의미를 알고 있고 아무래도 학교 위치가 법원과 가깝다 보니 관심이 더 컸던 것 같다”며 “항의 전화, 집회 등으로 학교 안팎이 어수선한 탓에 저학년 학생들은 당황할 수도 있어 안전 관리에 더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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