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진행되는 듯 보이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다시 속도 조절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애초 이달 말에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별장 마러라고에서 양국의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담판의 성격이 보이는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 측에 회담을 제안했냐는 질문에 대해 “회담 날짜를 정했는지를 묻는다면 아직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반면 “중국과 협상은 계속되고 있으며 두 정상이 마주 앉게 될 때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외신은 양국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상태라며 특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상회담 예정일을 이달 27일로 보도하기도 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 1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애초 확정되지 않았던 일정이므로 취소가 아니라고 부연하며 3월 정상회담 개최설을 부정했다. 다음 달까지 무역합의에 서명이 이뤄지겠느냐는 물음엔 “낙관적인 쪽에 서겠다”고 답변했다.
봉합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예상했던 미중 무역협상의 진도가 더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에 대한 중국의 불신이 거론되고 있다.
미 언론들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비핵화 담판이 결렬되면서 중국이 정상회담 리스크를 무겁게 판단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이 무역 합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가 김정은 위원장처럼 빈손으로 귀국한다면 중국 내에서 쌓은 리더십에 큰 타격이 있을 것을 우려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회담에서 협상장을 박차고 나간 것이 중국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신을 증식시킨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샌더스 대변인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북미협상 결렬은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이 아닌 부족한 합의 내용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내용이 좋고 미국 이익에 최선일 경우 합의를 할 것”이라며 합의뿐인 합의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자세가 100% 확고하고 우리가 무엇을 하든지 그 절차를 진전시킬 것임을 확실히 할 것”이라고 말하며 “같은 방식으로 중국과의 협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게 될 것인데 협상은 현재 진행되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의 국익을 위해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중국이 무역 합의를 이행하도록 강제할 것이라는 방침이라 덧붙이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전화통화도 자신이 아는 한에서는 현재 예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최정윤 인턴기자 kitty419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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