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외부 입점 업체(제3자 판매)들에 대한 최저가 요구조항을 없애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에는 아마존이 직접 파는 제품과 함께 입점 업체들의 물품이 함께 배치되며 이들의 물품 판매는 전체 판매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지금까지 아마존은 자사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는 이들에게 “반드시 최저가로 팔아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이와 관련해 전직 아마존 운영자였던 제임스 톰슨은 FT와의 인터뷰에서 “마켓플레이스는 아마존의 전통적인 캐시카우”라며 “가격에서의 이점이 줄고 고객들의 충성도가 떨어지면 아마존의 성장 속도도 느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쟁력 저하 우려 속 추진 왜
IT공룡 향한 독점 비판 직면
워런 규제 공약에 ‘몸사리기’
아마존이 경쟁력이 상실될 우려를 감수하고 최저가 요구를 포기하기로 한 것은 갈수록 커지는 외부 압력 때문이다. FT는 “아마존이 협력사와 정치인들의 심화하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IT 공룡 기업들의 무소불위의 힘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면서 아마존과 같은 거대 기업들의 시장 독점 문제와 판매자 계약에 관한 조사 수위가 점점 높아지자 아마존이 최저가 가격정책을 폐지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실제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지난해 아마존이 소매 업체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으며 독일 반독점당국도 아마존이 직접 물건을 팔면서 다른 기업들의 제품까지 판매하는 ‘이중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입점 업체들과의 계약 시 권한을 남용해 부당한 조건을 강요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여기에 지난 8일 미국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선거 주자 가운데 한 명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정보와 물품 유통뿐 아니라 생산과 제조·판매까지 하고 룰도 직접 만들고 있다”며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아마존과 구글·페이스북을 분할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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