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유명인 학부모와 입시브로커, 명문대 운동부 코치 등이 얽힌 초대형 대학입시비리 사건이 터져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스탠퍼드, 예일, UCLA 등 내로라하는 명문대가 연루된 가운데 오고 간 뒷돈 규모가 지난 8년간 무려 2,500만 달러(약 283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앤드루 렐링 매사추세츠 연방지방검찰청 검사와 조지프 보나보론타 연방수사국(FBI)보스턴 지부장은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작전명 ‘바서티 블루스 오퍼레이션’으로 명명된 이번 사건의 전모를 공개했다. 작전명은 대학운동선수를 지칭한 것이다.
검찰과 FBI는 이번 사건에 총 50여 명이 연루됐다고 밝혔다. 학부모 33명, 대학코치 9명, 입시브로커 등이다. 이 중에는 ABC 방송 인기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한 TV 스타 펠리시티 허프먼과 시트콤 ‘풀하우스’에 나온 배우 로리 러프린이 포함돼 충격을 줬다. 러프린은 패션 디자이너인 남편과 함께 두 딸을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조정팀에 넣어주는 대가로 입시 브로커에게 50만 달러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USC에 들어간 러프린의 딸 올리비아 제이드 지아눌리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수백만 명의 구독자와 팔로워가 있는 소셜미디어 스타다.
또 뉴욕 소재 로펌 공동대표인 고든 캐플런 변호사, LA 소재 부티크 마케팅업체 대표 제인 버킹엄, 뉴욕 소재 포장업체 대표 그레고리 애벗 등 기업체 CEO들도 다수 포함됐다. 검찰은 학부모 가운데 최대 650만 달러까지 뇌물을 제공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입시 비리로 자녀를 부정 입학시킨 대학은 조지타운, 스탠퍼드, 웨이크 포리스트, UCLA, USC, 예일, 텍사스 대학 등이다. 부정입학한 학생들의 전공 종목은 축구, 요트, 테니스, 수구, 배구, 조정 등으로 다양하다.
검찰은 “대학 측이 입시 브로커와 공모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부정 입학한 학생은 입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사기 공모, 업무방해 등의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이들은 최대 징역 20년을 받을 수 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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