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위해 다양한 루트를 통해 물밑 접촉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에 대한 독자제재는 2년 더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다음 달 13일로 기한이 끝나는 대북 경제 제재를 연장하는 방안을 다음달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통해 확정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외환법에서 북한 물자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한편, 특정선박입항금지특별조치법을 통해 북한 선적 선박, 북한에 기항한 일본과 외국 국적 선박의 자국 입항을 못하게 하고 있다.
산케이는 지난달 말 베트남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사실상 결렬로 끝나면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구체적인 진전이 보이지 않자 일본 정부가 북한에 대한 압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8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북한이 대화에 응했다고 해서 제재를 완화하는 등의 대가를 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북한이 핵·미사일을 포기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압력을 최대한 높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 정부가 대북 독자제재를 연장하기로 한 것은 제재 완화 카드를 북한과의 협상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는 북한을 자국과의 대화에 끌어들이기 위해 ‘제재’라는 강경책을 유지하면서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유화’ 발언을 함께 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 후 ‘이제는 내가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마주 볼 때’라는 발언을 반복하며 북한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일본 정부가 그동안 11년간 EU와 공동 제출했던 유엔 인권이사회의 대북비난 결의안을 올해는 주도하지 않기로 한 것도 그런 움직임 중 하나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해 화해 제스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올해 대북비난 결의안 제출에서 빠지기로 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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