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
13일 국회는 앞선 12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던진 이 발언으로 이틀째 떠들썩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본회의 직후부터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등 격양된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바른미래당 등 야당에서도 “품위를 지키라”며 공세를 퍼붓는 모습이다.
우선 민주당은 나 원내대표의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이 문재인 대통령뿐 아니라 국민과 헌법을 모독하고 부정한 것이라며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비쳤다.
이해찬 대표의 경우 나 원내대표를 향해 “앞길이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했고 홍영표 원내대표 역시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극우와 반평화 정치, 국민 분열을 유도하는 혐오의 정치이자 몽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가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윤리위 제소 등 강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민주당 최고위원들도 일제히 비판의 말들을 쏟아냈다. “태극기 집단이 써준 연설문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문재인정부가 망하는 것만이 이익이 된다는 초보적이고 저열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김해영 최고위원도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를 언급하며 “나 원내대표가 국회 신뢰를 저하하고 품격을 떨어뜨려 대한민국 정치를 후퇴시킨 것”은 명백한 범죄가 될 수도 있다 규정했다. 설훈 최고위원 역시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 것”이라며 ”한국당은 지금이라도 역사의식, 윤리의식도 없는 연설로 대통령과 국민을 모독한 나 원내대표를 사퇴시켜야 한다”고 가세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야 3당 역시 민주당의 편을 드는 모양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나 대표를 향해 “원내대표는 연설할 때 언어의 품격을 갖춰야 하는데 나경원 의원은 원내대표 발언으로서 정치적 금도를 넘었다”고 일침을 날렸다.
민주당은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과 공조해 선거제 개혁과 검찰 개혁 등을 실현하고 한국당을 더욱 고립시키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윤리위 제소를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을 밝히며 한국당이 국회 밖으로 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정윤 인턴기자 kitty419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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