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과 다른 심장질환을 유발하는 심방세동 맥파를 정확하게 감지해내는 혈압계가 나왔다.
보령제약그룹 계열 보령A&D메디칼에서 판매하는 손목형 혈압계 UB-525와 팔뚝형 혈압계 UA-767JP다. 일본 기업 AND가 지치대 연구진과 공동 개발한 심방세동 감지 알고리즘을 적용한 제품이다.
심방세동 환자와 정상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불규칙 맥파(IHB)와 심방세동 맥파(AFib) 여부를 100% 수준의 정확도로 감지해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심방세동을 감지해내는 가정용 혈압계는 미국 기업 마이크로라이프의 제품이 나와 있지만 정확도가 70~80% 수준이라고 한다.
심장이 이상하게 뛰어 혈압을 잴 때 불규칙·심방세동 맥파가 감지되면 모니터의 ‘IHB/AFib 표시부’에 하트 마크가 표시된다. 따라서 자주 혈압을 측정하다 보면 발작성 심방세동 진단 확률이 높아진다. UB-525는 그런 맥파가 있는지 여부만, UA-767JP는 이를 3단계로 구분해 보여준다.
두 제품 모니터에는 혈압 측정값과 함께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혈압 등급이 표시된다. 평균 혈압값 계산 기능과 함께 혈압 측정 데이터를 최대 60회까지 저장할 수 있어 혈압관리에 도움을 준다. 손목형은 약 90g(배터리 제외)으로 가볍고 작아 가정에서는 물론 여행할 때도 휴대하기 편리하다. 가격은 대략 8만원, 13만원 안팎이다.
심장은 하나의 리듬을 가지고 끊임없이 뛰는데 전기 전달체계에 변화·이상이 오면 정상 리듬이 깨진다. 이를 부정맥이라고 하는데 심방의 여러 부위가 무질서하게, 그리고 아주 빠르게 뛰는 심방세동이 가장 위험하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분당 400~600회 정도로 빠르게 뛰는 것으로 좌심방에 혈전(피떡)이 잘 생겨 뇌경색 위험이 높아지고 다른 심장질환을 유발한다. 심장의 혈액배출 기능이 저하돼 호흡곤란·어지럼증·흉통 등이 나타나며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증상이 심하거나 자주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고혈압은 심방세동의 주요 위험인자다. 정보영·김태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에 따르면 65세 미만 장년층 심방세동 환자도 고혈압을 앓은 기간이 1년 길어질 때마다 뇌경색 발생 위험이 연평균 2~6%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경색 위험을 낮추려면 적극적인 혈압관리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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