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스탠퍼드·예일·UCLA 등 내로라하는 명문대에 유명 인사 자녀들이 대거 부정 입학한 ‘초대형 대학입시 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미국판 ‘스카이캐슬’로 불리는 이 사건에는 유명 연예인과 기업인 수십 명이 연루됐는데 이들이 최근 8년간 입시 브로커에게 건넨 뒷돈의 규모만도 무려 2,500만달러(약 28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매사추세츠 연방지방검찰청과 미 연방수사국(FBI)은 대학 입학시험 성적과 프로필을 조작해 자녀를 명문대 체육특기생으로 입학시킨 학부모 33명과 대학 코치 9명, 입시 브로커 등 총 50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학부모 중에는 ABC 방송의 인기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한 TV 스타 펠리시티 허프먼과 시트콤 ‘풀하우스’에 나온 배우 로리 러플린이 포함됐다. 또 뉴욕 소재 로펌 공동대표인 고든 캐플런 변호사, LA 소재 부티크 마케팅 업체 대표인 제인 버킹엄 등 기업체 최고경영자(CEO)들도 다수 포함됐다.
현재 학부모와 입시 브로커를 포함해 총 13명이 체포됐다. 사기공모와 업무방해 등의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징역 20년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이들이 입시비리로 자녀를 부정 입학시킨 대학은 조지타운과 스탠퍼드·웨이크포리스트·UCLA·USC·예일·텍사스대 등이다. 부정 입학한 학생들의 전공 종목은 축구와 요트·테니스·수구·배구·조정 등으로 다양하다.
이번 사건의 중심에는 한국 드라마 ‘스카이캐슬’에 등장했던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 역을 연상시키는 ‘미국판 김주영’인 윌리엄 싱어가 있었다.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 소재의 입시 컨설팅 업체 ‘에지 칼리지&커리어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싱어는 30년 가까이 입시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대학 운동부 감독들에게 뇌물을 주고 부정 시험을 알선하는 수법으로 부유층 자녀들을 명문대에 합격시켰다. 그가 2011년부터 올해 2월까지 학부모들로부터 건네받은 돈은 무려 2,500만달러에 달한다. 이번 수사에 전국적으로 200명이 넘는 요원을 투입한 수사당국은 앞으로 기소되는 사람들이 더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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