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이 14일 클럽 ‘버닝썬 사태’와 관련한 유착 의혹에 대해 “경찰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수사해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민 청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범죄와 불법을 뿌리뽑아야 할 경찰에 대해 유착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국민이 크게 걱정하는 것에 대해 경찰 책임자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공개된 유흥업소 및 연예인과 경찰의 유착 의혹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민 청장은 “막 의혹이 제기되는 사안이고 수사로 하나하나 확인해 가는 과정에 있다”며 “모든 사안을 명명백백히 밝힌 뒤 그에 따라 국민들께 정중히 사과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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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빅뱅 멤버 승리와 가수 정준영 등 8명이 포함된 카카오톡 대화방에 경찰 고위직이 사건을 무마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추정되는 대화내용이 공개됐다. 경찰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7월 해당 카톡 대화방에는 ‘옆에 업소가 우리 업소 사진을 찍어서 찔렀는데 ‘경찰총장’이 걱정 말라더라’라는 내용이 오갔다. 이 때문에 여기서 등장하는 ‘경찰총장’은 ‘경찰청장’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당시 버닝썬이 문을 열기 전이라 해당 업소가 정확히 어떤 업소를 지칭하는지 등 구체적인 범죄사실을 확인 중이다.
음주운전 사건이 처리되는데 경찰이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해당 카톡방에는 비슷한 시기 FT아일랜드 멤버 최종훈이 음주단속에 적발됐지만 ‘팀장’이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도록 도움을 줬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최씨는 이후에도 해당 경찰관과 생일축하 메시지를 받는 등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의 음주운전 사실은 3년 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민 청장은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찰과의 유착의혹에 대해 “경찰 최고위층까지 연루돼 있다는 유착비리 의혹에 대해 수사팀뿐만 아니라 감찰 등 역량을 총동원해서 철저히 수사해나가겠다”며 “카톡에 ‘경찰총장’이라는 문구가 나와 당시 사건에 영향력을 끼칠 만한 것들이 있었는지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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