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스카이캐슬’을 연상시키는 초대형 입시 비리에 연루된 유명 대학들이 앞다퉈 대책을 발표하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번 입시 비리에서 이름이 거론된 대학들은 비리 관련자를 해고하는 한편 연루 의혹을 받는 재학생 및 졸업생의 입학기록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의 경우 이번 입시 비리에 연루된 지원자 6명의 입학을 거부하고, 의혹이 제기된 재학생과 졸업생의 입학 과정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완다 오스틴 USC 임시 총장은 “입시 비리와 관련한 기부금이 최소 130만 달러(약 14억7,000만원)”라며 “이는 혜택을 받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대는 18년간 테니스 코치로 활동한 미셸 센터가 이번 비리에 연루되자 즉각 해고했다. 센터는 학생 한 명을 대학에 테니스 선수로 입학시켜주는 대가로 약 10만 달러(약 1억1,000만원)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 학생은 입학 후 단 한 번도 테니스를 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퍼드대도 학생 두 명을 추천하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조정 코치 존 밴드모어를 해고했다. 조지타운대는 체육 특기생들의 운동 관련 자격증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스포츠 프로그램에 대한 정기적인 회계 감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입시 비리에서 미국의 입학 시험인 SAT·ACT의 대리 응시 사실도 드러나자 미국 대학입시위원회는 “SAT에서 부정행위를 한 사람은 그들의 수입이나 지위에 상관없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ACT 측 역시 법적 조치를 언급했다.
앞서 매사추세츠 연방지방검찰청은 12일 유명 TV 스타와 할리우드 배우, 기업체 최고경영자(CEO) 등 총 50여 명이 연루된 초대형 대학 입시 비리 사건의 전모를 공개했다. 미국판 ‘스카이캐슬’을 연상시키는 이 사건은 2011년부터 최근까지 8년간 학부모와 입시 브로커, 대학 코치, 대입시험 관리자 사이에 오간 뒷돈의 규모가 무려 2,500만 달러(약 283억 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연방 검찰이 적발한 역대 최대 규모 입시 비리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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