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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대주주 적격심사 김범수 시간끌기 논란

'계열사 누락' 26일 첫 정식공판

금융위, 심사 보류 가능성 검토

김범수(사진) 카카오(035720) 의장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에 최대 걸림돌로 지목되는 ‘계열사 신고 누락 사건’을 결국 정식재판까지 끌고 가는 데 성공했다. 이미 벌금 1억원의 약식명령을 선고받은 상황에서 김 의장이 시간 끌기 전략에 나선 사이 금융위원회의 적격 심사 일정이 미뤄질 경우 ‘카카오 봐주기’ 논란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5단독 안재천 부장판사는 김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에 대해 오는 26일 오전10시40분 첫 정식 공판을 연다. 김 의장은 지난 2016년 카카오가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는 과정에서 계열사 5곳을 누락 신고한 혐의를 받는다. 김 의장은 관련 혐의로 지난해 12월 같은 법원에서 벌금 1억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 의장이 해당 재판에 ‘올인’하는 것은 이 사건이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여부와 직결됐기 때문이다. 1월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 인터넷은행 지분을 최대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한 인터넷은행법이 시행되면서 현재 최대주주가 한국투자금융지주·우리은행으로 돼 있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카카오와 KT(030200)가 주인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인터넷은행의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최근 5년 내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한 사실이 없어야 한다. 이 재판에서 김 의장이 기존 약식명령대로 유죄로 확정될 경우 금융위의 한도초과보유 승인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해 10월 바로투자증권 인수 계약을 체결한 카카오페이의 경우도 같은 문제 때문에 아직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이 밖에 자회사 카카오M(옛 로엔엔터테인먼트)의 2016년 벌금형 전력, 최근 시민단체에 의해 제기된 김 의장의 3조원 횡령 의혹 등이 문제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김 의장 재판이 늦어지는 사이 금융위가 적격 심사 일정을 늦춰 카카오의 시나리오에 보조를 맞추는 우를 범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심사 연기 등 금융위가 카카오 대주주 적격성 확보를 기다려주는 모양새가 연출될 뿐만 아니라 5월로 예고된 제3·4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김 의장 재판에 대해 “대주주 적격 심사와 관련한 여러 가지 가능성(보류·연기)을 포함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카카오 측은 이에 대해 “재판 일정과 상관없이 조만간 적격 심사를 신청할 것”이라며 “시간 끌기 전략은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윤경환·서민우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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