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간 ‘친일 프레임’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빨갱이’라는 표현은 청산해야 할 대표적 친일잔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연일 공세를 취하고 이에 더불어민주당이 재반격을 가하면서 양당의 논쟁은 ‘역사 전쟁’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나경원(사진) 한국당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이하 반민특위) 활동이 잘됐어야 하지만 결국 국론 분열을 가져오지 않았냐”며 “좌익 활동을 하고 자유민주주의 정부 수립을 반대한 분까지 (독립유공자에) 포함하는 것은 다시 분란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정부는 해방 이후 반민특위로 국민이 분열했던 것을 기억했을 것이다. 보훈처가 지금 과거와의 전쟁을 확대하고 있다”는 나 원내대표의 전날 발언과도 연결되는 내용이다. 보훈처가 ‘가짜 유공자’를 가리기 위해 독립유공 서훈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점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해방 이후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한 세력에까지 독립유공자 서훈을 주려는 게 아니냐”며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부친을 직접 사례로 꼽았다. 나 대표는 “손 의원의 부친은 조선공산당에서 활동했고 해방 이후에도 대한민국에 자유민주주의 정부 수립을 방해한 활동을 한 것으로 돼 있다”며 “현 정부는 빨갱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은 친일로 또 친일은 우파라는 역사공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민주당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대전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반민특위를 야밤에 습격해 강제 해산시킨 이승만 전 대통령의 행위가 잘됐다는 것인지 입장을 밝혀라”고 반발했다. 특히 “이런 망언으로 한국당은 극우 ‘반민족당’이라는, 나 원내대표 이름이 ‘나베 경원’이라는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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