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교통당국이 지난 1월 강주아오대교를 통해 마카오로 유입된 차량이 총 1만5,769대였다고 최근 발표했다. 하루 500대꼴이다. 홍콩과 주하이에도 출입구가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다리를 통행하는 차량은 하루 평균 2,000대인 셈이다. 화물차는 없고 대개 관광버스만 다닌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건설했지만 점차 애물단지가 돼가는 강주아오대교에는 중국이 당면한 과잉부채 문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관련 시리즈 4·5면
지난해 10월 개통한 강주아오대교는 중국 광저우만을 가로질러 홍콩과 마카오·주하이를 잇는 길이 55㎞의 초대형 다리로 ‘바다 위의 만리장성’으로도 불린다.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은 지난해 제2의 개혁개방 차원에서 ‘중국판 거대 실리콘밸리’인 웨강아오(광둥성·홍콩·마카오)대만구를 개발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구호 아래 개통됐다.
외신들에 따르면 다리 건설에 투입된 총비용은 200억달러(약 23조원)다. 2009년 첫 삽을 뜰 당시 정부가 추산한 공사비는 약 8조원으로 알려졌다. 당초 완공 시점은 2015년이었다. 하지만 공사기간이 길어지며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공사비를 부담한 것은 지방정부와 은행이다. 중국의 위상을 과시하기 위해 수익이나 효용이 불투명한 대형 인프라 공사가 진행되는 사이 재정에는 막대한 부채가 쌓여가고 잠재적 금융부실은 경제를 좀먹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현재는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한다”며 “홍콩과 마카오를 중국과 연결한 것 외에 어떤 효용이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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