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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자금 지원받아 中 '일대일'로 참여

伊, 中과의 '일대일로' 양해각서 초안 공개

인프라 건설 등 中과 다방면 협력할 듯

이탈리아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기로 했다. AIIB는 중국 주도로 출범한 다자간 개발은행으로, 이곳으로부터 자금 수혈을 결정한 것은 유럽연합(EU)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등 서방 국가들의 반발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1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와 중국은 오는 21~2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탈리아 방문 기간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MOU) 초안에 서명할 예정이다. 다섯 페이지 분량의 초안은 이탈리아는 과거 동서양을 잇는 ‘실크로드’의 해상 루트로서 전통적인 상륙 지점 역할을 하는 등 양국이 공통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양국이 정치적·상업적 관계를 강화하고, 역내 평화 증진을 위해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협력한다고 명시했다.

양국의 주요 협력 내용으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자금 지원을 받아 공동 사업을 하고, 도로와 철도, 교량, 민간항공, 항만, 에너지, 통신 등 이해를 공유하는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또, 교역과 투자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제3국 시장에서 협력한다는 계획과 함께 양국 간 문화와 과학, 관광, 교육 교류를 활성화한다는 내용도 적시됐다.

초안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이탈리아가 중국 주도로 출범한 다자간 투자은행인 AIIB를 통해 사업 자금을 지원받는다는 조항이다. 지금까지 일대일로에 참여한 국가 대부분이 대출 과정이 불투명함은 물론 중국 건설사와의 계약과 연동된다는 지적을 받아온 중국개발은행과 중국수출입은행 등 중국 국유은행을 통해 차관을 제공받은 것과 달리 이탈리아가 AIIB에서 자금을 지원받으려 하는 것은 우방의 우려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IIB는 EU가 요구하는 경쟁 입찰, 환경영향 평가 등 국제기준에 맞춰 대출을 해주는 기관이라, 서방 국가의 염려를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도 있다.



한편, 중국이 도로·철도·교량 등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차관 및 경제협력 등을 통해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유럽 등으로 경제 영토를 확대하려는 사업인 일대일로에 이탈리아가 동참하면 주요 7개국(G7) 가운데 최초가 된다. 현재까지 유럽 내에서 일대일로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는 그리스, 헝가리, 포르투갈 등 비주류 국가에 그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적인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는 중국과의 무역을 활성화하고, 중국으로부터의 투자를 촉진함으로써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일대일로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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