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서사’를 표방한 영화 ‘캡틴 마블’이 연일 극장가를 휩쓸며 올해 개봉한 외화 가운데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개봉 전 성(性) 대결 양상 속에 나타난 평점 테러 등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성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캡틴 마블’은 주말 이틀(17~18일) 동안 83만8,133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누적 관객 수는 459만9,357명이다. 지난 6일 개봉한 이 영화는 마블 솔로 영화 중 ‘아이언맨3’(2013)과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른 흥행 속도를 보이고 있다. ‘캡틴 마블’은 북미 등지에서도 2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현재 글로벌 수익 7억6,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1995년 배경으로 한 여성 히어로물인 ‘캡틴 마블’은 미국 공군의 파일럿으로 활동하던 시절의 기억을 잃고 우주 전사로 살아가는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댄버스는 쉴드 요원 닉 퓨리(사뮤엘 L. 잭슨)를 만나 내면에 엄청난 초능력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캡틴 마블로 거듭난다.
지난해 흑인 히어로를 내세운 마블의 영화 ‘블랙 팬서’에 이어 ‘캡틴 마블’까지 깜짝 놀랄 만한 흥행 기세를 보이면서 ‘소수자 히어로물’에 대한 할리우드의 관심은 점점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마블은 내년에 또 다른 여성 서사를 내세운 영화인 ‘블랙 위도우’를 공개할 예정이며 아시아인 히어로가 주인공인 ‘상치’도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 영화계에서는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레즈비언이나 게이가 등장하는 성 소수자 히어로물의 출현도 시간문제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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