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P 정기공연은 무용단이 창단된 2001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매년 꾸준히 무용단 소속의 안무가들이 500석의 대극장 규모로 신작을 올려온 무대로, 현재 현대무용계 대표적인 안무가인 신창호, 차진엽, 김영진, 김동규, 이용우, 김판선, 김성훈, 이인수, 김재덕, 김보라 등이 거쳐간 영예로운 무대이다. 해외안무가 또는 객원안무가와 LDP 소속의 정단원 안무가가 함께 매년 신작을 선보이며, 공연 당시 좋은 반응을 얻은 작품은 국내외로 공연되는 LDP 레파토리가 되기도 한다. 2002년 초연작으로 현대무용계에서는 드물게 국내외 150여 회에 이르는 놀라운 공연기록을 가진 신창호 안무가의 < No comment >, 김동규 안무가의
내년 20주년을 앞둔 LDP 김동규 대표는 “작년 평창동계올림픽 폐막 공연을 통해 한국현대무용을 전세계에 알렸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연습기간이 겹쳤던 작년 정기공연은 그만큼 아쉬움이 컸다. 또한 내년은 LDP 창단 2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이번 신작에 더욱 집중하려고 한다.”며 “그간 댄서들의 역량에 따라 두 작품에 겹치기 출연을 하기도 했던 LDP였지만, 이번에는 과감하게 겹치기 출연도 배제하며 두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자 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번 LDP 정기공연의 정지윤 객원 안무가는 LDP 제2대 대표로도 잘 알려진 현대무용계 유명 인사로 최근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현대무용수 차진엽, 최수진, 이용우, 김성훈 등과 함께 작업했던 안무가이기도 하다. LDP와는 2002년 LDP 제2회 정기공연에 올려진 작품
이듬해 2003년 제6회 평론가가 뽑은 젊은 안무가전에서 <창을 부수다>를 올렸고, 이후 댄스포럼 주최로 열린 ‘댄스포럼 - 서울 2004’에서 재미무용가 이해경을 비롯 김성한, 이윤경, 김현진과 함께 LG아트센터에서 <독백하듯-Shout Shout>를 초연했다. 특히 그녀의 안무작 <독백하듯-Shout Shout>는 당시 많은 무용수들이 출연하고 싶어하는 워너비 작품으로 손꼽히며 지금도 무용계에서 회자될 정도이다. 이에 2004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 올린 LDP 제4회 정기공연을 통해 앵콜 공연을 올리기도 했다.
정지윤이 LDP 정기공연을 위해 준비중인 작품 <사이 (間)>는 LDP와의 그녀의 세 번째이자 15년 만에 함께 하는 합작품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LDP 대표가 아닌 객원 안무자 자격이다. 이 작품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뭔가를 완성시켜가려는 과정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완성‘ 이 자체가 아닌 그 완성점들 ’사이‘에 켜켜히 쌓여가는 ’불완정성‘, ’균형의 불완전함‘, 그리고 이런 것들을 버텨내려는 의지가 있는 ’사이‘의 과정들이다. 이 ’사이‘라는 순간들의 합이 결국 우리의 삶이다.’라는 이야기를 춤으로 풀어내고 있다.
정지윤 안무가 개인의 삶에서 60번이 넘는 이사, 댄서-안무가-기획자-제작자-선생님 등 다양한 직업을 넘나들며 겪은 많은 변곡점에서 모아진 ‘불완정성’이라는 키워드가 작품 주제와 움직임의 주요 모티브가 되었다. 정지윤 안무가는 “15년 전의 정지윤과 그간 변화된 정지윤이 LDP와 만들어낼 하모니의 결정체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정지윤 객원 안무가의 이번 정기공연과 관련해 LDP 김동규 대표는 “정지윤 안무가는 최근 몇 년간 대외적으로 안무작을 선보이지 않았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매학기 신작을 선보이는 창작열이 있었다. 매번 그 작품들의 주제나 움직임을 만드는 메소드 등이 새롭고 놀라웠기에 우리 LDP 단원들이 공식적으로 그녀의 작품과 함께 할 수 있기를 늘 희망해왔다.”며 “무엇보다 그녀는 누구보다 LDP 스타일과 성향을 잘 알고 있으며, LDP가 가진 최상의 무엇인가를 뽑아낼 수 있는 안무가로 내부에서도 많은 추천을 받았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관련기사
다음은 LDP 정기공연의 ‘댄싱9 시즌2’, ‘스타킹’ 등에 출연하며 대중적으로도 인지도를 가진 스타현대무용수 윤나라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하고25세 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컨템포러리 남자 부문 1위를 수상하며 군면제를 받기도 한 실력파 댄서이기도 하다. 2013년부터 LDP에서 비중있는 댄서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안무는 2017년 말부터 시작했다.
그러다 안무작 < Essential Emotion >으로2018년 (사)한국무용협회가 주최하는 제27회 젊은안무가전에서 ‘최우수 안무자 상’을, 2018 2인무 듀엣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2018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 (SCF)을 통해 일본, 터키, 이스라엘 등 다수의 해외 페스티벌에 초청되었다. 더군다나 이 작품은 윤나라가 안무가전에 처음 선보인 데뷔작이기도 해 윤나라 춤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다. 이에 2018년에 연거푸 세 작품을 만드는 기염을 토하며 이번 LDP 정기공연의 안무자로도 적극 추천되었다. 김동규 대표는 “신인안무가로 막 데뷔한 윤나라의 2018년 활동 연혁이 워낙 좋아 이번 LDP 정기공연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LDP 정기공연에서 선보일 < Knock Knock >은 윤나라의 다섯 번째 안무작이다. ‘인간 관계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문, 그 문을 두드리며 문 밖의 누군가에게 갖게 되는 미세하며 아슬아슬한 심리와 거리’를 표현한다. 안무가 윤나라는 “이번 정기공연에서는 ‘벽’과 ‘천장’의 공간적 특성만을 사용해 최대한 실험적으로, 담백한 연출로 풀어가려고 한다.”며 “댄서로서 춤이 누군가가 원하는 것을 내가 만들어내는 것이었다면, 안무는 제가 바라보는 시각에서 작품을 창작하여 관객에게 보여주기에 그 과정이 행복하다.”며 신인안무가로서 결의를 다졌다.
LDP 김동규 대표는 “두 안무가의 주제가 비슷한 듯 미세하게 다르다. 움직임 역시 그렇다. 이런 차이를 최대로 살려 그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작품을 올리고 싶다.”며 “2001년 시작해 현대무용계를 이끄는 스타현대무용가들을 다수 배출해낸 LDP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안무로 전세계의 관심을 받으며 이탈리아, 세계최대규모의 무용마켓 독일 탄츠메쎄 등 큰 전세계 무용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해왔다. 내년은 LDP 창단 20주년이다. 내년을 기점으로 또 다른 LDP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 올해는 외부 공연보다 4월 LDP 정기공연과 9월 LG아트센터와의 공동기획공연에 집중하며 내실을 다질 것이다.”며 계획을 밝혔다.
정지윤, 윤나라 안무가를 통해 LDP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볼 수 있는 이번 제19회LDP 정기공연 티켓은 R석 5만원, S석 3만원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장 홈페이지를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