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 독과점 영화인대책위원회는 18일 “박양우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감독과 스태프 등 영화계 종사자 180여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자는 스크린 독과점을 금지하고 독립·예술영화를 지원하는 영화법 개정안을 반기지 않는 대기업의 입장을 옹호하는 주장을 펴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박 후보자가 대기업 배급사를 대표하는 CJ E&M의 사외이사로 일했던 경력을 문제 삼고 있다. 위원회는 “CJ는 배급과 상영을 겸하며 문화 다양성을 파괴하고 질서를 왜곡해 왔는데 CJ 사외이사를 한 사람이 장관이 된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라며 “박 후보자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CJ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총 2억4,400만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32차례 이사회에 참석해 전부 찬성표를 던지며 회사의 활동을 견제해본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기업 이기주의의 횡포로 영화계가 신음하고 있지만 영화인들은 ‘공정경제’라는 당연한 소망을 포기할 수 없다”며 “항의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하고 일주일 동안 노숙농성과 1인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한국영화배급협회장으로 일하면서 2013년 대기업 극장의 동반성장 협약 참여를 유도하고 교차 상영 중단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 왔다”며 “대기업의 이익만을 옹호해 왔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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