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권 침해 및 수사권 남용 사건의 진상 규명을 목표로 출범한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활동을 2개월 연장하게 됐다. 과거사위 산하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은 남은 기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사건, ‘장자연 리스트’ 사건, 용산참사 사건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검찰 과거사위는 18일 “조사단과 용산 사건 유가족의 진술을 청취한 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장자연 리스트 사건 및 용산 사건의 조사를 위해 위원회의 활동기간을 2개월 연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를 법무부에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과거사위 관계자는 “김학의 전 차관 사건과 장자연 리스트 사건은, 그동안 진행된 조사결과를 정리하고 추가로 제기된 의혹사항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며 “용산 사건은, 지난 1월에야 사건이 재배당된 사정 등을 감안하여 필요한 조사를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연장 사유를 밝혔다. 이어 “낙동강변 2인조 살인사건, 포괄적 조사사건은 현재의 활동기간인 3월까지 조사를 종료하고, 4월부터 2개월 동안은 위 3개 사건들의 진상규명에 역량을 집중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은 과거사위에 수차례 활동기한 연장의 필요성을 전달했다.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 관계자는 같은 날 “법무부 과거사위에 김학의 전 차관 사건, 장자연 사건, 용산참사 사건에 대해 보다 충실한 조사를 위해 조사기한 연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거듭 개진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법무부 과거사위는 “3차례 연장되어 온 과거사위와 조사단 활동을 추가 연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추가 활동기한 연장 없이 이달 31일까지 대상 사건에 대한 조사 및 심의결과 발표를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조사단의 기한 연장 요구와 사건의 진상규명을 지지하는 여론이 이어지자 결정을 번복한 것으로 보인다.
조사대상이었던 17개 검찰 과거사 사건 중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은 △장자연 리스트 사건 △용산참사 사건 △낙동강변 2인조 살인 사건 △김학의 전 차관 성접대 사건 등이다. 지난해 2월 초 출범한 과거사위와 조사단은 같은 해 8월 활동을 마칠 예정이었지만,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활동기한을 3차례에 걸쳐 연장해왔다.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은 장자연, 김학의 사건과 관련해 “법무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이 책임을 지고 의혹을 낱낱이 규명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김부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 김부겸 행안부 장관으로부터 한 시간 동안 사건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사회 특권층에서 일어난 사건의 진실을 규명해내지 못하면 우리는 정의로운 사회를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오래된 사건인 만큼 공소시효가 끝난 부분도 있을 수 있고 아닌 부분도 있을 수 있다”며 “끝난 일은 그대로 사실 여부를 가리고 남은 범죄 행위가 있다면 반드시 엄정한 사법 처리를 해주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과거사위 결정을 검토하여 내일(19일)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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