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경제보좌관에 SK출신 벤처 전문가인 주형철(사진)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를 임명했다. 최근 문 대통령은 벤처기업을 유니콘기업으로 키우는 ‘스케일 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관련 정책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최근 개각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선임한데 이은 ‘스케일 업’의 성과 도출을 위한 문 대통령의 선택으로도 받아들여진다.
주 보좌관 인선은 김현철 전 보좌관이 ‘5060 비하 발언’으로 사퇴한 지 48일 만이다. 청와대는 “주 보좌관은 정보기술(IT) 분야 전문가로 20여년 간 민간기업 임원으로 활동하며 쌓아온 풍부한 현장경험이 장점”이라며 “중소·벤처기업의 창업·투자 지원, 생태계 조성 등 공공정책 업무 경험도 가지고 있는 경제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민간과 공공부문에서 다져진 경제 전반에 대한 식견과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새 성장동력 발굴, 지속 가능한 벤처기업 생태계 조성 등 정부의 혁신성장 성과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기업에서의 경험이 많아 현실성 있는 경제정책에 대한 조언을 하고 경직된 공공부문에도 새 동력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 보좌관은 1965년생으로 대전 대신고를 졸업해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학위가 있다. SK텔레콤 인터내셔널 디렉터, SK C&C 기획본부 본부장, SK 커뮤니케이션즈 최고경영자(CEO)를 지내는 등 SK그룹에 오랜 기간 몸담았다. 이어 네이버가 설립한 소프트웨어 산업 전문 인재 양성기관인 NHN NEXT 교수,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를 지냈고 현 정부 들어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왔다.
주 보좌관은 공공부문의 경직성과 창업 관련 예산의 확대 등을 주문해왔다. 그는 지난 2017년 한 컨퍼런스에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과 관련해 “공공부문이 정부의 감사 때문에 복지부동이 된다”며 “중장기적으로 소신 있게 하기보다 단기적 성과를 쫓는다”고 꼬집었다. 또 “인사시스템도 6개월마다 바뀌는 형태”라며 “매우 단기적인 프로그램이 양산되고 있다. 공공기관장을 정권과 같이 가게 한다는 등의 중장기적 인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창업과 관련해 매년 얼마의 예산씩은 투자된다는 신호를 줘 창업생태계에 안정적 신호를 보내야 한다”며 “관련 예산도 대폭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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