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중부도시 위트레흐트에서 18일(현지시간) 오전 총격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했다. 네덜란드 당국이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지난 16일 뉴질랜드 모스크 총격 사건에 이어 테러 공포가 전 세계를 엄습하고 있다.
네덜란드 경찰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5분께 중부도시 위트레흐트의 트램 안에서 총격이 발생했다.
얀 반 자넨 위트레흐트 시장은 이날 현지 언론에 보낸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총격 사건으로 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으며 부상자 가운데 3명은 위중한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도 당초 사상자 수를 사망 3명, 부상 9명으로 확인했다가 이후에 특별한 설명 없이 사망 3명, 부상 5명으로 수정했다.
범인은 현장에서 범행을 저지른 뒤 빨간색 르노 클리오 승용차를 이용해 도주했다가 7시간여 지난 뒤 경찰에 붙잡혔다. 용의자는 터키 출신 37세 괴크멘 타느시로 경찰은 정확한 범행동기와 공범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네덜란드 당국은 일단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당국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한 명이 아니라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NOS 방송은 대테러 당국 핵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총격 사건이 테러공격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도 총격 사건이 발생한 뒤 “우리나라는 오늘 위트레흐트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충격에 휩싸였다”면서 “테러 동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BBC 터키어 웹사이트는 이번 총격 사건의 용의자인 타느시가 몇 년 전 터키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연계 혐의로 구속됐다가 석방된 인물이라면서 과거 체첸공화국으로 건너가 무장활동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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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은 터키에 사는 타느시의 친척의 말을 인용해 총격의 동기가 ‘가족 내 분쟁’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타느시의 친척은 타느시가 불특정한 트램 승객에게 총을 쏜 게 아니라 트램에 동승한 친척인 여성에게 총을 쐈고, 그 여성을 도우려고 한 사람들을 겨냥해 총을 쏜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날 총격 사건이 발생한 뒤 위트레흐트 지방의 테러 위협 경보를 최고단계인 5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네덜란드에서 5단계 테러경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용의자가 체포된 뒤 네덜란드 당국은 이 지역의 테러 위협 경보를 이전처럼 4단계로 내렸다.
한편 네덜란드 주재 한국대사관은 “지금까지 파악된 한국 교민이나 유학생 피해 상황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위트레흐트에는 100명 미만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고, 유학생도 7명 정도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네덜란드에서는 작년 8월 독일에 거주하는 아프간 출신 난민이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흉기 테러를 저질러 미국인 관광객 2명이 다쳤다. 또 작년 9월에는 네덜란드 당국이 테러를 모의한 일당 7명을 체포하는 등 테러 위협이 계속해서 제기돼왔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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