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신장 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 지역에서 5년간 약 1만 3,000여 명의 테러리스트를 검거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인권 단체들은 “위구르족 탄압을 정당화하려는 ‘진실 왜곡’”이라 반발했다.
AP 등 세계 주요 언론 매체들은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18일(현지시간) ‘신장 반테러·극단주의 척결 투쟁 및 인권보장’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세계위구르회의(World Uyghur Congress)를 비롯한 인권단체들과 국제 인권운동가들은 위구르 자치구의 이슬람교 소수 민족 ‘탄압’ 문제라고 비판하며 나섰다.
백서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폭발물 2,052건을 압수하고, 4,858건의 불법 종교활동을 한 혐의로 3만 645명을 처벌했으며 불법적인 종교자료 34만 5,299건을 몰수했다고 밝혔다. 또 백서는 1990년 이후 신장에서 총 30건의 테러 공격이 있었으며 테러와 소요사태 등으로 458명이 사망하고 최소 2,540명이 부상당한 기록을 덧붙였다. 나아가 “중국은 테러리즘과 극단주의 그리고 이를 조장하는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반대한다. 공공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와 법을 위해를 가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도 엄중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테러리스트’를 검거한 것에 대해 “위협에 맞서 단호한 조처를 했고 법에 따라 극단주의 척결 투쟁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의 이런 백서 발표에 대해 세계위구르회의 딜사트 라시트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중국이 의도적으로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의 패트릭 푼 연구원도 “평범한 사람들을 테러리스트나 극단주의자라는 딱지를 붙여 강제로 재교육 수용소로 보내선 안 된다”며 “이는 일종의 세뇌이고 권위주의 체제가 주민들에게 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국제 인권단체들과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측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에 약 1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과 소수 민족 이슬람교도들이 수용소에서 재교육을 받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P 통신은 작년 12월 17일 신장이 세계에서 가장 삼엄한 ‘경찰 통치 지역’이 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정교한 감시카메라와 검문,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수집과 감시 기술이 주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촘촘하게 감시하고 1,000만명의 위구르족이 잠재적 테러리스트, 반국가 세력으로 간주해 교육의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중국 사회는 재교육 수용소 운영 문제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테러집단의 주모자 등 소수만이 엄격한 처벌을 받고, 극단주의자들에 한해 사고의 오류를 가르치는 교육과 훈련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또 수용소를 가리켜 “인도적 직업교육센터”라고 덧붙이며 적극 옹호하고 있다.
반면 라시트 대변인은 “반 테러리즘은 위구르인들을 탄압하기 위한 정치적 구실”이라면서 “이른바 ‘탈(脫)극단주의의 목표는 (이슬람교를 믿는 위구르인들의) 믿음을 없애고 철저하게 중국화하려는 것”이라고 반론했다./최정윤 인턴기자 kitty419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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