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2020년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한 베토 오루어크(46) 전 연방 하원의원이 하루 만에 610만달러(약 70억원)의 후원금을 끌어 모으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민주당 주자 가운데 첫 24시간 최대 모금액을 기록하면서 오루어크는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에서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루어크는 지난 14일 대권 도전을 선언한 지 하루 만에 온라인을 통해 이 같은 규모의 후원금을 모았다. 이는 출마 선언 하루 만에 592만달러를 모금한 버니 샌더스(77) 상원의원의 기록을 앞선다. 출마선언 후 하루 동안 카말라 해리스(54) 상원의원은 150만달러, 엘리자베스 워런(69) 상원의원은 20만달러를 각각 모금한 바 있다.
NYT는 “오루어크가 초반의 후원금 돌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샌더스 의원은 소액 후원금으로 이미 1,000만달러를 돌파한 상태라고 전했다.
오루어크는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에서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 공화당의 거물 현역인 테드 크루즈 의원과 접전을 치르면서 전국적인 정치 스타로 떠올랐다. 오루어크(48.29%)와 크루즈(50.93%)의 최종 득표율 격차는 2.64%포인트에 불과했다.
오루어크는 젊은 시절 펑크록 뮤지션으로 활동했으며 스페인어를 구사한다. 풀뿌리 운동과 소셜미디어 선거전략을 앞세워 젊은 층과 히스패닉 유권자의 표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 그는 외부 정치단체의 기부를 거부했다.
한편 오루어크는 당내 좌파로부터 ‘사이비 진보’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해있기도 하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이날 오루어크의 신상에 관한 자신의 발언과 거액의 가문 재산, 석유가스업체로부터의 후원금 수수, 여기에 백인 남성 후보라는 점까지 더해져 진보진영을 대변하는 40대 기수로서 부정적인 측면들이 반대파들로부터 지적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샌더스를 비롯한 중앙무대 정치인들이 이미 상당 부분 검증을 거친 데 비해 오루어크의 경우 아직 의문점이 많은 만큼 앞으로 진보 후보로서 그의 행보를 지켜보겠다는 분위기이다.
민주당 선거 전략가 에디 베일은 “지금까지 (오루어크의) 진보성향에 의문을 제기하는 문제점들이 있었지만 치명적인 것은 아니다”면서 문제는 앞으로의 행보이며 향후 발언과 보좌진 구성, 정책적 역량,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 등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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