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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미래차 대비 몸집 줄여야 할 판에 더 뽑으라니

현대자동차 노사가 정년퇴직자 자리를 채울 생산직 신규채용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현대차 사측은 최근 노사 특별 고용안정위원회에서 2025년까지 20%가량의 잉여 생산인력이 생긴다고 밝혔다. 현대차 생산인력이 3만5,000여명이므로 7,000여명을 줄여야 하는 셈이다. 이처럼 대규모 구조조정 요인이 생기는 것은 내연기관차에 비해 생산인력이 훨씬 덜 드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생산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사측은 이 문제를 정년퇴직자가 회사를 떠나도 빈자리를 채우지 않는 자연 감소를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 정년퇴직자 자리를 신규채용으로 채우면 결국 나중에 강제 구조조정을 해야 할 것을 우려한 것이다.

노조도 구조조정 요인이 생긴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속한 전국금속노조는 지난달 자체 보고서를 통해 2030년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생산 비중이 25%에 달하면 생산인력이 5,000여명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런데도 자연 감소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오히려 1만명을 신규채용하라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

주지하듯 지금 자동차 산업은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 옮겨가는 격변기를 맞고 있다. 노르웨이·네덜란드 등 유럽연합(EU)의 일부 나라는 내연기관차의 판매 중지를 선언할 정도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친환경차 생산에 대비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가 북미 5곳, 해외 2곳 등 7곳의 공장 폐쇄와 1만4,000명 감원을 내용으로 한 선제 구조조정에 나선 것을 비롯해 포드·테슬라·도요타 등 거의 모든 회사가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해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이런 흐름을 뻔히 보면서도 신규채용을 주장하는 것은 나중에 인력 구조조정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인가. 그게 아니라면 내일 회사가 어떻게 되든 노조는 관심 없다며 몽니를 부리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현대차 노조는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식의 기득권 유지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결국 도태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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