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이르면 다음달부터 택시 요금을 미리 손님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국토교통성이 택시운임 규정을 고쳐 승차 전에 미리 운임을 확정하는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라고 20일 보도했다.
국토교통성은 도로교통법 관련 고시를 수정해 다음달 승차 전 택시요금 확정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다만 택시회사가 사전에 운임을 계산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실제 시행 시기는 늦춰질 수 있다.
사전 운임 안내를 위해 스마트폰 배차 애플리케이션(앱)이 주로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가 앱에 택시를 탈 곳과 목적지를 입력하면 운임이 자동으로 계산돼 화면에 표시된다. 운임은 거리에 따른 요금에 일정 계수를 곱해 산출한다.
새롭게 시행되는 서비스는 택시에 탑승한 후에 차가 막히더라도 할증 요금이 붙지 않는다. 사전 요금이 교통사정 등을 미리 반영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사전 확정 택시 요금제를 도입하는 이유는 일본 관광객은 늘어나는 반면 택시 이용은 감소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할증 우려를 덜면 택시 이용 동기가 더 커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2017년 택시가 담당한 수송인원은 2000년 대비 40% 급감했다. 반면 일본을 찾는 외국인은 급증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119만명으로 2012년 836만명 대비 3.7배 늘었다. 자가용을 운전할 수 없는 고령자까지 고려하면 이동수단이 필요한 내외국인은 상당하다는 평가다.
특히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교통난을 예방하기 위해 규제를 풀고 앱 기반 택시 및 공유차량 이용을 적극 권장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일본정부가 최근 택시합승을 전국적으로 합법화하려는 이유도 이러한 취지에서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과 아시아에서 모빌리티 혁명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디지털시대를 대비한 개혁에 발 벗고 나서지 않으면 모빌리티 혁신에서 뒤쳐질 수 있다. 대담한 규제 개혁을 통해 세계적 변화를 따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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