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포항지진(규모 5.4)의 원인에 대해 인근 지열발전소가 땅에 고압의 물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단층대를 활성화해 본진을 촉발했다는 내용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장인 이강근 서울대 교수는 “유발지진은 자극된 범위에서 파열이 일어나는 작은 지진”이라며 “포항지진 본진은 자극된 범위를 훨씬 벗어나는 ㎞ 단위로 파열이 일어난 지진이라 ‘촉발’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전에도 (세계적으로) 물을 주입한 부피나 압력에 의해 어느 정도까지 지진이 날 수 있다는 여러 발표가 있었는데 포항지진의 경우 그 범위를 훨씬 벗어나는 지진이었다”고 설명했다. 즉 촉발 지진이라면 포항지진 일부만 지열발전의 책임이고 나머지 더 큰 부분은 지열발전 외 요인이라는 뜻이다. 이 차이가 법적 책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연구단은 과학적 결과에 기반을 둬서 메커니즘(작동원리)을 설명했고 법적인 책임은 우리가 판단할 범위는 아니다”라면서 “자연지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포항지진이 자연지진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난 만큼 정부가 관리책임을 완전히 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의 예상 소송 규모는 추정 기관별로 제각각이다. 포항지진 피해액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551억원, 한국은행은 3,000억원 수준으로 집계한 바 있다. 소송 참여가 포항시민 전체로 확대되면 손해 배상액은 5조~9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시민단체의 추정도 나온다./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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