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기업은행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기업은행 직원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는 은행의 문화 콘텐츠 투자, 동산 담보 확대, 창업 기업 지원 등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문 대통령은 기존의 담보 위주 대출 관행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하는 은행의 노력을 격려함과 동시에 보다 적극적으로 중기 벤처 지원 등에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기업은행 직원들은 주로 기업 여신 담당이었다. 문화 콘텐츠 금융을 담당하는 이한결 기업은행 대리는 “재무제표에 익숙한 은행원이 영화 시나리오만을 갖고 투자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문화 콘텐츠 투자 사례를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반드시 수익이 나면 좋겠지만 수익이 다소 미진하더라도 문화 콘텐츠 산업들을 계속적으로 육성하는 차원에서 은행에서 투자까지 해준다니까 더 고마운 일”이라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최근에 흥행한 극한직업도 여기(기업은행)에서 투자를 했다”고 소개하자 문 대통령은 “그건 좀 벌었겠네”라고 화답해 좌중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스마트 동산 담보대출을 기획한 기업은행 직원은 동산 담보 대출 과정에서 은행원의 책임 문제 등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담당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부담이겠다”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이에 대해 “면책제도를 활성화시켜 운영하려고 하고 있다”고 답하자 문 대통령은 “우리 금융감독원장님께서 직접 면책을 말씀하셨으니까 적극적으로 활용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사무실 제공 등 창업 기업 육성을 담당하는 기업은행 직원의 얘기를 듣고는 “은행이 이런 역할까지 할 줄 몰랐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장은 이런 일에 대해서는 아예 평가 때 가점을 주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요즘 대부업체라든지 제2금융권, 고금리에 의존하고 있는 그런 분들에게 중금리라도 은행에 끌어들여서 이자 부담을 낮춰줄 수 있는 거기까지는 생각해볼 수 없는 것이냐”고 은행 직원에게 묻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행사 배경과 관련해 “지금까지 대통령께서 중소벤처기업인들과의 간담회나 또 지역 일정들을 통해 경제인들과의 오찬 간담회 등으로 경제와 관련된 애로사항들을 많이 청취하셨는데 큰 애로사항 가운데 하나가 바로 금융·투자·대출 이런 것들이었다”며 “여기에 대한 갈증이 굉장히 많았다”고 전했다./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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