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앞서 17일 청년의 구직 활동을 돕기 위해 취업준비를 하는 청년에 월 50만 원씩 최장 6개월을 지급하겠다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제도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제도의 대상자는 만 18~34세 고등학교·대학교·대학원 졸업 또는 중퇴 후 2년 이내인 자들로 한정된다. 예컨대 학기를 모두 이수해 수업을 더 들을 필요는 없지만 직장을 제때 얻지 못 해 졸업을 잠시 미룬 졸업유예생의 경우 혜택을 볼 수 없다. 또 대학교·대학원 등을 졸업한 게 아니라 수료를 한 학생들도 대상자가 아니다.
고용노동부 측은 “해당 사업은 졸업 또는 중퇴를 하고 노동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청년들의 첫 일자리 탐색을 지원하는 걸 목적으로 한다”며 “졸업 예정자나 수료생은 졸업생 신분이 아니므로 지원 대상에 해당되지 않음을 양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다수 청년들은 “졸업자와 졸업유예자는 다를 바가 없는데 왜 굳이 구분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구직 중이라는 대학생 김모(26)씨는 “‘졸업 유예’는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한 선택”이라며 “기업이 졸업자를 선호하지 않을 것 같아 졸업을 미루는 것일 뿐 취업을 준비하는 것은 같은데 왜 졸업유예생들만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졸업유예자라는 신모(26)시 역시 “대부분 졸업 유예를 하고 취준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것 같다”며 “소득 수준이 낮은 졸업유예생은 어디서 도움을 받으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실제 잡코리아 등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취준생 4명 중 1명은 취업을 위해 학사모를 거부하고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전국 대학생 졸업유예자 현황을 봐도 2017년 기준 1만 5,898명에 달했다.
정부 정책이 이랬다저랬다 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취준생이자 졸업유예생인 이모(25)씨의 경우 지난해 12월 ‘성공취업패키지’를 신청하려고 상담을 했다 “내년(2019년)에 새로운 구직활동지원금이 개편될 예정이니 기다렸다 그걸 신청하는 게 유리하다”는 조언을 들었다. 하지만 새로 개편된 구직활동지원금에서 졸업유예생은 해당이 안 되며 오히려 혜택을 놓친 꼴이 됐다. ‘상담-능력개발-취업알선’ 3단계에 걸쳐 취업을 지원했던 성공취업패키지 제도를 통해 지원받을 수 있었던 3단계 ‘구직촉진수당(월 30만원 3개월 지급)’이 폐지되며 현금 지원을 못 받게 된 것이다. 이 씨는 “기다리면 더 좋은 게 나온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아예 신청 대상이 안 된다니 당황스럽다”며 “지난해 성공취업패키지라도 지원했으면 좋았을 걸 싶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이토록 복잡한 제도지만 관련 정보를 얻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것도 청년들의 불만이다.
실제 취준생인 인턴기자가 바뀐 정책에 대해 알아보고자 고용노동부 대표번호 1350번에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이틀 동안 수시로 전화를 걸었지만 ‘모든 상담사가 통화중이라 연결이 어렵다’는 말만 반복해 들어야 했다. 온라인청년센터 카카오톡 상담서비스를 어렵게 연결해 질문 하자 “졸업예정자나 수료생은 졸업생 신분이 아니므로 지원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들어야 했다. 졸업유예생도 취준생인데 왜 혜택을 못 받는 건지, 기준은 뭔지에 대해 물어도 “말씀해주신 부분은 잘 정리해 정책 의견으로 건의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겨우 전화 연결을 한 온라인청년센터 한 상담사 역시 “자세한 내용은 몰라 대상이 정해진 기준은 알기 어렵다”며 “자세히 문의하고 싶거나 정책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싶으면 1350번으로 건의하라”는 답답한 답만 내놓았다. 한 상담사는 “중앙정부 정책이 다루지 못한 대상자의 경우 지자체가 보완할 수도 있으니 알아보라”는 답을 줘서 서울시에도 문의했지만 이 역시 “만 19세~34세 청년 중 졸업(중퇴·제적·수료) 후 2년이 넘은 사람에게만 6개월간 5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 일각에서는 이번 제도 변경을 통해 구직활동을 증명할 필요가 없어져 지원 신청이 보다 간소해진 점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최정윤 인턴기자 kitty419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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