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 측이 제안한 미국산 수입물량의 2~3배를 원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매체가 전했다.
21일(현지시간) CNBC 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향후 6년간 1조2,000억 달러의 미국산 수입을 약속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3배 많은 수치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최근 미국과의 무역협상 과정에서 에너지·농산물에 걸쳐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적인 구매를 약속했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중국이 1조2,000억 달러의 제안을 테이블에 올렸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정도 금액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구매 약속이 더 많아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적자 축소’를 최우선시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다. 미국 무역협상단이 궁극적으로 ‘중국 경제의 구조적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는 결이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미국 무역협상단을 이끄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단순히 무역적자 규모보다는 ‘지식재산권 침해’나 ‘기술이전 강요’ 등 구조적 문제에 주력하고 있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CNBC 방송은 이를 두고 “무역협상단은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경제의 구조를 바꾸려고 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무역적자 축소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보수성향의 농민과 제조업계 이해를 반영한 무역협상 타결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정국에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중 무역적자 축소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공약이었다.
다만 CNBC 방송은 중국이 추가로 수입할 수 있는 미국산 제품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기술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보잉 737-맥스(MAX)’ 기종의 잇따른 추락 참사로, 고가의 항공기 판매도 여의치 않다. 대두(콩)를 비롯한 농산물이나 에너지만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하는 수입량을 채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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