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에 대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할 말은 하는 당사자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며 남북관계 개선 조치 이행 등에 대한 남한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 수행을 촉구했다.
북한은 22일 대외 선전 매체들을 통해 이러한 메시지를 보냈다. 대외 선전 매체 ‘메아리’는 북미협상의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내세운 외교부의 올해 업무계획을 비판하며 “현실적으로 지금 남조선 당국은 말로는 북남선언들의 이행을 떠들면서도 실지로는 미국 상전의 눈치만 살피며 북남관계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한 아무런 실천적인 조치들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남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개인필명 논평을 통해 “통일부의 올해 업무계획은 우유부단한 태도”라며 “북남선언 이행을 위한 꼬물만한 진정성도, 의지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조선의 오늘’도 “북남관계를 저들의 구미와 이익에 복종시키려고 하는 외부 세력의 간섭과 개입을 허용한다면 북남 사이에 관계개선은 고사하고 또다시 불신과 대결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결과밖에 차례질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이러한 태도는 남측이 향후 북미대화 재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북한은 전날에도 대외 선전 매체를 통해 당국이 “한미공조 아래 북미대화와 남북관계를 견인하겠다”고 밝힌 것을 비난했다. 특히 최근 한미워킹그룹 회의를 통해 남북 이산가족의 화상상봉·영상편지교환을 위한 장비가 북한으로 반입될 수 있도록 제재면제가 이뤄진 사실을 평가절하했다.
다만 이들 매체는 남한 당국에 대해 압박만 할 뿐 미국에 대한 직접적 비난은 자제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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