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나 실소유주인 강 회장 별명이 ‘아방궁주’에요. 강 회장이 처음 개업한 술집 이름인 데 실제 강남 일대 유흥업소가 돌아가는 현실을 보면 ‘아방궁’이 따로 없어요.”
서울 강남의 버닝썬에서 시작된 폭행사건이 아레나 등 클럽 게이트로 확대되면서 클럽의 ‘음지 문화’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아레나, 버닝썬 등 클럽 일대에서 고가의 술에 취해 성폭력, 마약, 폭행 등 범죄가 발생해온 게 드러났다. 경찰과 구청 공무원이 눈감은 사이 재력의 사업가, 연예인 등이 뭉쳐 그들만의 ‘환락 천국’을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아레나 실소유주의 실체=서울 강남 일대 유흥업소 관계자들은 아레나의 실소유주인 강모 회장을 ‘가라오케의 황제’라고 불렀다. 강남역 사거리에 그가 소유한 유흥업소만 상당수 된다. 웨이터로 시작해 지금은 강남 일대 유흥업소 10여곳을 소유한 ‘사장님’이다. 그가 실제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아레나는 버닝썬이 문을 열기 전까지 국내 최고의 클럽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사람과 돈, 내로라하는 여자가 모였다.
강 회장이 여기까지 오는 데 엔터테인먼트 업계와의 친분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강 회장이 방송·연예 업계의 투자자들을 물주 삼아 강남 일대 룸살롱을 하나하나 인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10년대 룸살롱이 단속에 걸린 뒤로 룸살롱보다 클럽으로 눈을 돌려 사업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아레나 초창기 강 회장이 소위 잘 나가는 연예인을 클럽에 ‘띄워’ 클럽의 인지도를 높였다. 이같은 방식은 버닝썬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아레나를 모델로 지난 2018년 문을 연 버닝썬은 사내이사인 빅뱅의 멤버 승리를 기반으로 YG, SM 소속의 연예인이 다수 방문해 화제가 됐다.
◇버닝썬 한달 술 구입치 5억=술 마시고 음악에 맞춰 춤추는 클럽의 특성상 클럽은 주류업계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아레나와 버닝썬은 1억원대의 ‘만수르(주류) 세트’를 판매해 유명세를 탔다. 만수르 세트는 한 병에 수천만 원인 샴페인 ‘아르망 드 브리냑’과 위스키로 구성됐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류 도매업체가 버닝썬에 납품하는 한달 술값만 4억~5억원이라고 들었다”며 “주류 도매업체가 여기에 마진 10%만 가져가도 일 년에 5억원 가량 벌 수 있어 주류 도매업체들이 클럽에 직접 돈을 빌려주면서까지 주류 납품 계약을 따내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승리 친구로 알려진 이문호 버닝썬 대표가 주류를 책임지고 있어 이 대표를 통해야만 술을 납품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통상 계약이 성사되면 주류업체가 책임자에게 수천만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업계에서 아레나의 강 회장이 주류 도매회사를 세우고 바지사장을 내세워 클럽에 술 납품까지 했다는 소문이 도는 것도 이같은 수익성 때문이다.
◇돈 쓰는 맛에 재벌도 관심=관계자들은 아레나와 버닝썬이 가진 자가 ‘폼 나게’ 돈 쓸 수 있게 서비스를 구성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클럽에서 VIP 고객이 고가의 샴페인을 주문하면 몸매가 드러난 옷을 입은 여성들이 폭죽을 끼운 양주를 들고 행진한다. 클럽의 천장에는 VIP 고객이 정한 메시지가 떠 있다. 클럽 내 모든 사람들이 VIP를 주목하게 하는 것이다.
사업가, 재벌 2·3세, 운동선수, 연예인이 몰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레나의 ‘바지사장’으로 지목된 A씨는 재벌 3세, 운동선수, 연예인 등 인맥이 상당하기로 유명하다.
버닝썬은 운영부터 아예 재벌이 개입했다. 2017년 기준 르메르디앙 호텔의 운영법인인 전원산업은 버닝썬의 운영법인인 버닝썬엔터테인먼트의 지분 42%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모 버닝썬 공동대표가 전원산업의 등기이사를 맡을 만큼 버닝썬 초기부터 전원산업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원산업은 고(故) 이연 동원 명예회장의 아들인 이전배씨가 회장을 맡고 있다.
한 관계자는 “20대 젊은 손님들이 주로 가는 클럽을 제외하고는 사실 강남 일대 클럽이 다 버닝썬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며 “버닝썬 사태가 터진 후 ‘물게(물 좋은 게스트의 줄임말)’들이 클럽에 발을 끊었고 자연히 돈 있는 남성 손님들도 줄었다”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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