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참여를 공식화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23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일대일로 양해각서(MOU) 서명식을 개최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주요 7개국(G7) 가운데 일대일로에 동참하는 최초의 국가가 됐다.
이날 MOU 체결식에서는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앞장서 온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 중국 쪽에서는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등이 서명자로 나섰다.
‘현대판 실크로드’로 불리는 일대일로는 중국 주도로 아시아, 유럽, 남미 등 전 세계의 무역·교통망을 연결해 경제 벨트를 구축하려는 구상으로, 시진핑 주석의 대표적인 외교 정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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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년 전 창시돼 현재까지 총 1조 달러의 돈이 투입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국가만 해도 약 150개에 달한다는 게 중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개럿 마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이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는 “중국의 ‘헛된’(vanity) 인프라 프로젝트에 합법성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경고한 것을 비롯해 유럽 주류 국가와 일본 등 서방은 중국의 확장 정책에 대한 경계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가 전략 산업과 기술, 민감한 정보뿐 아니라, 유럽으로 향하는 교두보가 될 항구들을 중국에 내줌으로써 서방으로 세력을 넓히려는 중국의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다는 게 서방의 우려다.
동맹국의 이런 염려에도 불구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적인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는 중국과의 무역을 활성화하고, 중국으로부터의 투자를 촉진함으로써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일대일로 참여를 결정했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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