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판 유럽연합(EU)’으로 불리는 브라질과 칠레 등 남미 지역 8개 우파국가들의 새로운 동맹인 프로수르(PROSUR)가 출범했다.
로이터통신은 22일(현지시간) 남미 지역 7개국 정상들이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있는 라 모데나 대통령궁에서 회동한 뒤 프로수르 창설 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서명식에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에콰도르,파라과이, 페루 등 7개국 정상이 참여했고, 가이아나는 정상 대신 대사가 참석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이날 “프로수르는 민주주의, 자유, 인권 존중에 대해 명확하고 확고한 헌신을 가진 포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수르는 본부를 따로 두지 않고 예산도 편성하지 않으며 회원국이 돌아가며 1년씩 순번 의장을 맡는 유연한 기구를 지향한다.
앞서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은 기존 역내 기구인 남미국가연합(UNASUR)이 베네수엘라 사태 대처에 실패했다고 비난하며 프로수르 창설을 주도했다.
지난 2008년 5월 창설된 남미국가연합은 미국의 영향력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남미 통합을 지향한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기구 창설을 주도했다.
하지만 2017년 1월부터 사무총장 공석 상태가 계속되고 회의도 거의 열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콜롬비아·페루·파라과이 등 우파 정부가 들어선 6개국이 임시로 회원 자격을 중지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한때 한때 12개국이 참여했으나 지금은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우루과이, 가이아나, 수리남 등 5개국만 남았다.
한편 회원국 정상들은 프로수르가 이념과 관계없이 어떤 국가에도 열려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가입조건에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명기한 만큼 베네수엘라와 쿠바 등 좌파 정권과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서명식에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마두로를 지지하는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과 타바레 바스케스 우루과이 대통령이 불참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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