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치인이라기보다 진짜 사업가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관계자들과 만나 사업가 마인드를 강조하며 서울에 대한 투자를 요청했다. 박 시장은 이를 위해 서울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에 현금을 제공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암참이 서울시장과의 만남을 가진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박 시장은 2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암참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서울 시내 6개 지역에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외국 기업에 입주공간을 제공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논의해 현금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며 “외국인 인재는 비자 조건을 완화하고 서울 공공주택에 입주시키는 등 정주 여건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통역 없이 진행된 간담회에서 박 시장은 유창한 영어로 서울시의 투자환경을 설명하고 많은 외국 기업의 투자를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암참은 1953년 한미 양국의 투자와 무역 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내 최대의 외국 경제단체이다. 한국 경제계에서 활동하는 700여개의 기업회원 및 제휴사로 구성돼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100여명의 암참 회원사 임직원 및 외국공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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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이 “10년 넘게 기다렸다”고 말하자 박 시장은 “그것은 내가 정치인이라기보다 진짜 사업가이기 때문”이라며 “사업가는 늘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고 그 사업이 성공하면 망설임 없이 새 사업을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암참이 서울시장을 만난 것은 2008년 오세훈 전 시장 이후 11년 만이다.
박 시장은 “최근 10년간 서울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는 무려 636억달러에 이른다”며 “한국이 외국인투자가들에게 매력적인 이유로는 우수한 정보기술(IT) 인프라, 풍부한 고급 인력, 산업 클러스터 조성이 꼽힌다”고 소개했다.
박 시장은 서울의 미세먼지 상황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에 대해 “미세먼지는 서울·한국에 있어 가장 큰 도전과제이고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서울은 이미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 친환경 보일러 확대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중국 베이징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시장 이후 다른 선출직(대통령)에 도전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박 시장은 “조선왕조가 시작된 1392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내가 서울시장을 가장 오래 한 사람”이라며 “다른 지역에서 시장을 하거나 구청장을 한다면 4년 후 다시 서울시장에 출마할 수도 있겠다”며 웃음을 보였다. 김 회장은 “이번 대담은 서울시와의 강력한 파트너십의 또 다른 진전이고 앞으로도 서울시와 관계 구축을 위해 많은 것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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