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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존재감' 지우고…유럽 동맹 흔드는 시진핑

佛 에어버스 항공기 300대 구매

45조 선물 안기고 美에 무역보복

일대일로 도울 '3국 공동투자'도

부정 견해 獨 메르켈도 협력 시사





시진핑(오른쪽부터) 중국 국가주석이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파리=EPA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뿌리는 차이나머니가 유럽연합(EU)을 흔들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도 프랑스는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쪽을 택했고 독일도 반대 입장에서 돌아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를 국빈방문 중인 시 주석은 25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에어버스 항공기 300대를 포함한 총 400억달러(약 45조원)에 달하는 경협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 우선 중국 항공사들이 프랑스 에어버스로부터 구매하기로 한 항공기는 A320s 290대와 A350 10대로 지난해 1월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약속된 A320s 184대보다 훨씬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프랑스산 쇠고기에 빗장을 연 중국은 이날 프랑스산 냉동 닭 수입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원자력·항공·우주과학·금융·문화·친환경 등 분야에서 합의 30여건을 체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양국 공동으로 제3국에서 다양한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자는 시 주석의 요구도 받아들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EU의 상호협력 전략과 일대일로의 연결 강화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의식해 일대일로에 직접 참여한다는 비판을 피하면서도 차이나머니라는 실리는 챙기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결국 중국이 휘두르는 막대한 차이나머니가 미국·유럽 사이를 흔들고 유럽 내 공동전선도 깬 셈이다. 특히 중국이 잇단 추락사고를 일으킨 미국 보잉 737맥스 수입을 철회하는 대신 프랑스 항공기를 구입하는 것은 미국에 대한 무역보복인 동시에 프랑스 끌어안기로 해석된다.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차이나머니를 챙긴 데 이어 독일도 무대에 끼어들었다. 26일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이 파리로 와 시진핑·마크롱과 함께 만났다. 다음달로 예정된 중국·EU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모임으로 설명됐지만 실제로는 중국의 유럽 공략에 대한 프랑스·독일의 공동대응으로 진행됐다.

그동안 특히 일대일로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메르켈 총리는 이날 “유럽은 일대일로 사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다만 사업은 상호 개방적이고 호혜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변화의 여지를 남겼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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