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름 잠행’을 마치고 제5차 중대장·중대정치지도원대회를 27일 주재하며 공개 행보에 나섰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김 위원장의 첫 행보가 군 관련 행사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새로운 길’을 모색 중인 북한의 내부 논의가 마무리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인민군 제5차 중대장·중대정치지도원대회가 3월25일과 26일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진행되었다”며 “김 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대회를 맺는 발언을 했다”고 알렸다. 김 위원장이 군 관련 행사를 잠행 후 첫 행보로 택한 것은 다중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군 장악력을 대내외에 과시함으로써 ‘하노이 노딜’ 이후 일각에서 제기된 ‘통치력 부재’에 대한 비판을 사전에 차단하는 한편 ‘북미대화 중단 고려’라는 초강수에도 ‘일괄타결식 빅딜’을 고집하는 미국에 북한의 단호한 의지를 전하는 효과를 노렸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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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우리 정부는 북미협상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9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북미대화 재개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외교장관이 만나는 것은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처음이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15일 평양에서 한 브리핑에서 비핵화 협상 중단 가능성을 거론한 일과 지난 22일 개성 남북연락사무소에서 북측 인력을 일시 철수시켰다가 사흘 만에 일부 복귀시킨 일 등 북한의 최근 행보와 관련한 분석을 공유할 전망이다. 아울러 이번 외교장관회담은 조속한 북미대화 재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미공조가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6일(현지시간) 개최된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산하 동아시아태평양소위 청문회에서 미국의 대북 압박정책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는 등 미국을 설득하는 작업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공화당 소속인 코리 가드너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산하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추가제재 철회를 비판했다. 그는 “미 재무부가 법에 따라 (대북제재를) 발표한 이후 대통령에 의해 제재가 포기됐다”면서 “외교위는 미국이 우리의 정책을 계속 바꾸는 데 대해 더 큰 실망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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