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 윤종신은 ‘페르소나’의 이지은의 도전정신을 높게 샀다. 넷플릭스란 플랫폼과 협업해 다른 방식의 접근방법을 시도했고, 다른 방식으로 관객반응을 기다리는 ‘페르소나’ 이야기다.
이지은(아이유)의 첫 영화 ‘페르소나’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페르소나>는 임필성, 이경미, 김종관, 전고운 4명의 감독이 페르소나 이지은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풀어낸 총 4개의 단편 영화 묶음으로 구성된 오리지널 시리즈다. 페르소나란 사전적으로는 감독 자신의 분신이자 특정한 상징을 표현하는 배우를 지칭하는 의미이며, 오리지널 시리즈 ’페르소나‘에서는 4명의 영화감독이 읽어낸 배우 이지은의 다채로운 모습이기도 하다.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 호텔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페르소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기획자 겸 제작자 윤종신과, 감독 임필성 전고운 김종관, 배우 이지은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경미 감독은 일정상 참석하지 못했다.
이지은은 ‘아이유‘라는 이름으로 ‘좋은 날, ‘너랑 나’, ‘밤편지’, ‘삐삐’ 등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킨 여성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이다. 2011년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순정만화 감성을 지닌 귀엽고 사랑스러운 고등학생으로 연기를 시작, 이후 ‘프로듀사’, ‘달의 연인’ ‘나의 아저씨’등을 통해 대중들에게 배우 이지은을 확실하게 각인시켜 주었다.
이날 이지은은 “ 아직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전하며 “찍은지 조금 됐는데 영화는 확실히 후반작업도 오래 걸리고 기다려야 하는구나 하면서 두근두근했다”며 “그러다 제작보고회가 벌써 앞으로 다가왔다고 해서 밤잠도 설치고 설레기도 했다”고 떨리는 심경을 털어놨다.
취향과 개성이 뚜렷한 네 감독이 한 명의 배우에게서 다양한 이미지와 이야기를 떠올리는 프로젝트는 이지은에게도 낯설고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그는 “가지각색의 매력을 가진 감독님들과 동시에 작업할 수 있게 돼서 굉장히 영광이었다. 네 분 모두 저를 많이 관찰하셨다는 느낌을 받아 감사한 마음이었다”며 4인의 실력파 감독들과 작업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초반엔 넷플릭스 플랫폼도 결정된 게 아니었고, 크게 걱정해야 할 상황도 아니었다. 네 편의 단편영화를 찍을 수 있고, 기획의도가 신선하고 영광스럽게 느껴져 함께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지은은 “네 분 감독님 영화를 모두 좋아하고 신기했다. 처음 느낀 것도 낯가림도 있는 편인데 쉽게 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더라. 벌써 합이 좋다고 생각했던 게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페르소나’는 한 명의 배우에게서 네 명의 영화감독이 영감을 받아 서로 다른 네 편의 이야기를 그리는 새로운 형식의 시리즈다. 기존의 방식을 탈피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한 주인공은 바로 윤종신이다.
윤종신은 2010년부터 ‘월간 윤종신’을 통해 음악 뿐 아니라 문학, 영화, 사진, 미술, 방송, 게임에 이르기까지 문화 예술계의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컬래버레이션으로 독보적이고 창의적인 문화기획자의 입지를 다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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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함께 ‘Mystic Story’ 프로젝트의 첫 작품 ‘페르소나’를 선보이는 윤종신은 “작품에 나오지 않는 기획자로서 이 자리에 나섰다. 음반으로 프로듀서를 한 적은 있지만 영화, 특히 그 뒤편에 서는 것은 처음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감독님들 만났을 때 단편영화는 그냥 하는 거라고 하더라. 습작처럼 실험처럼 하는 거라고 하길래 어디선가 보게 되면 많은 분들이 좋아할 것 같다고 했다”며 “감독님들이 단편을 찍었을 때 본인의 창의력이 반짝반짝한 아이디어들이 많더라. 이건 분명 많은 이들이 좋아하실 것 같다 하다가 회의 중에 여러 감독님과 ‘페르소나’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우연은 운명처럼 이어졌다. 조영철 대표가 아이유 프로듀서이기도 해서 얘기해볼까 하다가 이지은이 기꺼이 응한 것.
4인 4색 단편영화와 네명의 각기 다른 이지은을 만날 수 있다. 4명의 감독이 직접 각본까지 써서 포착해낸 이지은의 4가지 얼굴을 다른 장르와 이미지로 담아냈다.
독특한 감각과 탁월한 연출력의 이경미 감독이 테니스 코트 위 두 여자의 불꽃 튀는 승부를 담은 ‘러브 세트’를 연출했다.
윤종신은 ‘러브세트’ 속 아이유에 대해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어렵다. 모든 감정이 안에 다 들어가있는 거 같다. 분함이 95%인 것 같은데 뒤쪽에 가면 갈수록 처음 보는 표정이 나온다. 짠했다”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지은 역시 색다른 경험을 했음을 털어놨다. 그는 “‘러브세트’는 분함이라고 키워드가 돼 있다”며 “극 중 캐릭터가 다혈질적인 부분도 있고 감정에 솔직한 역할이다. 현장에 갔더니 진짜인 것처럼 상황을 만들어주셨다”고 전했다. 뜨거운 태양 아래 긴 시간 테니스를 친 아이유는 “며칠 찍다 보니까 화가 나더라. 사실적인 연기가 많이 나오지 않았나 했다”고 털어놨다.
이 외에도 단편영화계 원조 슈퍼스타로 손꼽히는 임필성 감독은 모든 걸 바칠 만큼 매혹적인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썩지 않게 아주 오래’를, 일상의 미학을 포착하며 섬세한 연출력을 자랑하는 김종관 감독은 꿈에서 다시 만난 남녀의 미처 나누지 못했던 속마음을 그린 ‘밤을 걷다’를, 2018년 ‘소공녀’로 각종 영화제 신인감독상을 휩쓴 전고운 감독은 소녀들의 발칙한 복수극을 담은 ‘키스가 죄’를 선보인다.
임필성 감독은 “가수, 배우 이런 식으로 분류를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지은씨가 뮤지션을 뛰어넘는 아티스트라 생각했다”며 이지은과의 작업에 만족스러움을 내보였다. 이어 “영화 감독으로서 다른 선택지를 생각하기 보다는 이지은과 일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이 작업을 시작했다”고 합류 계기를 전했다.
이지은은 연기에 대한 자신의 자세를 놓고 ‘진실함’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항상 마음가짐은 그대로고 연기자 꿈이 있던 상태에서 데뷔한 후에 여러 작품들을 해왔다. 진지함이라든지 임하는 자세가 더 커졌다기 보다는 연기 대하는 자세의 진실함은 늘 같았다.”고 말한 것. 이어 “ 미숙했던 부분들도 분명 있었을테고, 작품 작품마다 많은 분들께 배워갈 수 있어서 보시는 분들께서는 달라진다고 생각하시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한 명의 배우와 네 명의 감독이 선보이는 色다른 이야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페르소나’는 오는 4월 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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