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비밀리에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자력 기술을 판매할 수 있도록 6건의 인가를 승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원자력 기술을 사우디와 공유하는 방안에 대해 광범위한 합의를 추진해온 트럼프 행정부가 내준 인가를 통해 기업들은 사우디와 최종 합의가 이뤄지기 전에 원자력에 관한 예비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원전에 들어가는 장비는 실어나를 수는 없다.
미 에너지부 국가핵안보국(NNSA)은 해당 기업들이 정부에 이번 인가를 비밀로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최소 2곳으로 계획 중인 사우디 원전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한국, 러시아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는 올해 안으로 최종 사업자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러한 소식에 미 의회에서는 사우디와 핵 기술을 공유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중동 지역의 핵 군비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지난해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사우디도 마찬가지로 핵무기를 만들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 사우디는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등 핵분열성 물질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두 가지 길을 차단하기 위한 미국의 기준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 의회에서는 지난해 10월 벌어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이후 사우디와의 핵기술 공유 문제에 대한 염려가 더욱 커졌다.
이런 가운데 브래드 셔먼(민주) 하원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다음달 중순까지 원자력 기술 수출 인가를 받은 기업들의 실명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기업명 공개를 검토해보겠다면서 사우디와 공유하는 어떠한 원자력 기술도 핵확산 위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미 정부가 보장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미 의회 회계감사원(GAO)은 트럼프 정부와 사우디의 원자력 협상 과정을 조사해달라는 마코 루비오(공화)·밥 메넨데즈(민주) 상원의원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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