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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입'의 재개발 매입...정치권 '부적절 행보' 융단폭격

김의겸 靑대변인 흑석동 재개발 건물 25억7000만원에 매입

"30년 무주택, 집도 절도 없는 상태" 해명 나선 김 대변인

"팔순 노모 모시기 위해 큰 아파트 나올 재개발 건물 매입"

정의당 "답답하고 우려" 한국당 "기가 막힌 투기"

靑 여론동향 예의 주시, 대변인 거취 논란 확산 가능성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해 흑석동 재개발 구역에 있는 25억 7,000만원 규모의 상가 건물을 사들인 것을 놓고 의혹이 커지가, 28일 직접 해명에 나섰으나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김 대변인이 무주택자로서 향후 실거주를 위해 위해 매입한 건물이라 소명했지만, 대출 금액이 워낙 거액인데다 향후 시세차익을 노리고 건물을 샀다고 해석할 수 밖에 없는 여지가 커 ‘투기 논란’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통령의 입’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해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서, 재개발 지역의 건물을 매입한 것은 정부 정책과 역행하는 행보였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서 자신의 건물 매입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결혼 이후 30년 가까이 전세로 살았고, 지난해 2월부터 청와대 관사에 살고 있다”며 “청와대 자리에서 물러나면 관사도 비워줘야 한다. 나가면 집도 절도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집을 사자고 계획을 세웠다”며 “흑석동은 아주 가까운 친척이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다. 그 분이 이번에 제가 산 매물을 살 것을 제안했다. 제가 별도로 특별한 정보를 취득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 “그 상가 건물을 산 이유는 재개발이 완료되면 아파트와 상가를 받을 수 있다고 알고 있다”면서 “현재 팔순 노모가 혼자서 생활하고 있는데 그동안 제가 전세를 살면서 어머니를 모시기가 쉽지 않아서 어머니를 모실 수 있는 넓은 아파트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가는 제가 청와대에서 나가면 별다른 수익이 없기 때문에 임대료를 받아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투기 논란’과 관련해선 “(투기는) 이미 집이 있는데 또 사거나, 아니면 시세차익을 노리고 되파는 경우에 해당 된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그 둘 다 해당 돼지 않는다”고 말했다. ‘투자 고수의 결정’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지난해 7~8월이 9·13 대책이 나오기 전에 서울 시내 주택가격이 최고점이었다”며 “이후에 하락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단 것은 여러분들도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이 상가 건물을 매입한 것은 지난해 7월 초로 9.13대책이 나오기 전이다. 김 대변인은 또 빚이 16억원에 달한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25억원에서 14억원을 뺀 11억원이 제 빚이다”고 정정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건물 매입과 관련된 의혹을 소명하면서도 ‘투기는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했고, 별 다른 사과를 하지는 않았다. 이날 아침 청와대 현안점검회의에서도 이와 관련한 참모들의 논의가 진행됐으나 청와대의 입장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은 김 대변인의 건물 매입과 관련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며 융단폭격을 시작했다. 가뜩이나 장관 후보들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산 문제가 불거지는 가운데 대통령 직속 대변인의 투기 이슈까지 불거진 것이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정부가 투기와의 전쟁을 한참 벌이는 와중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재개발-재건축 지역의 건물을 비싼 가격에 사들이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답답하고 우려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더욱 원색적인 비난에 나섰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셋값 대느라 헉헉거리는데 누구는 아파트 값이 몇 배로 뛰며 돈방석에 앉는다’고 한탄하던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드디어 16억 원 빚내서 재개발 지역에 26억 원짜리 건물을 사며 꿈을 이뤘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한테 집값 100% 폭락하니 절대 사지 말라더니… 세기의 이벤트라는 6·12 회담, 6·13 선거 즈음에 문재인 정부의 입은 한쪽에 숨어서 이런 기가 막힌 투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전날 ‘청와대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관련 참고자료’를 제시하며 일부 비서관들의 다주택 보유 사유 등을 밝혔으나, 무주택자였던 김 대변인의 건물 매입과 관련한 의혹이 더욱 크게 제기되자 여론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앞서 김현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5060 댓글’과 발언으로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며 경질된 가운데, 이번 사건이 김 대변인의 거취 논란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윤홍우·임지훈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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