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의 다양한 공연과 교육, 전시로 국민들이 국악을 더 가까이, 더 깊이, 더 즐겁게 느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힘쓸 것입니다”
임재원 국립국악원장은 28일 서울 광화문 인근 한식당에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국립국악원의 올해 주요사업을 소개했다. 임 원장은 “최근 모든 예술단체의 예술감독 임명을 마쳤다”며 “올해는 4개 예술단체가 저마다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고 국악의 예술적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국민들과 보다 친근하고 가깝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악이 지닌 고유의 가치를 깊이 있게 전하는 정악단과 민속악단은 올해 운영 방향을 국악의 품격을 높이는 전승에 주안점을 둘 예정이다. 정악단은 접하기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끼는 정악을 깊이 있게 듣는 ‘정악 깊이 듣기’ 시리즈를 기획한다. 3월에는 무대를 최대한 객석에 가깝게 확장시켜 시청각적으로 깊이 있게 접할 수 있는 공연 ‘정악, 깊이 듣기’(3.15~3.16)를 선보인바 있다. 오는 9월에는 정악을 둘러싼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악곡에 얽힌 역사적 배경과 음악적 해석을 담은 친근한 해설을 더한 ‘정악, 깊이 듣기 2’(9.5~9.6)를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로 창단 40주년을 맞이한 민속악단은 오는 4월 민속악의 근원을 40년 창단 역사로 되짚어가며 함께 걸어온 명인들의 연주와 기록 영상 등을 토대로 구성한 ‘혹 되지 아니하다’(4.25~4.27)는 특별한 연주무대를 선보인다. 10월에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러 국악 분야 명인들의 숭고한 발자취를 민속악단 연주자들이 되살리는 ‘갈까부다’(10.17~10.18)도 선보일 계획이어서 창단 40주년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정악단과 민속악단이 전통의 깊이를 더하는데 주력한다면, 무용단과 창작악단은 올해 창작과 실험, 국내외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각각 국악의 외연을 넓힐 예정이다. 무용단은 오는 10월 처용설화와 처용무의 탄생 및 궁중무용의 전승 과정을 담은 스토리에 첨단 IT 기술과 영상 등을 접목시킨 창작무용극 ‘처용’(10.10~10.11)의 제작 계획을 밝혔다. 전통의 품격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해석과 화려한 볼거리를 통해 이 시대에 살아 숨 쉬는 전통 무용의 역동성과 생동감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창작악단은 신진 국악관현악 지휘자 발굴 프로젝트 ‘청춘, 청어람(3.8~3.9)을 시작으로, 4월에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항일 시(詩)를 노래와 국악관현악으로 풀어낸 ‘그날’(4.11~4.12)을 선보이는 등 참신한 기획을 담은 공연을 마련한다. 또한 5월에는 대만국악단과의 합동공연 ‘음악으로 만나다’(5.24~5.25)를, 9월에는 ‘이면과 공감’(9.27~9.28)을 통해 해외 작곡가 3인의 실험적 작품을 선보여 해외 음악인과의 활발한 교류도 펼칠 예정이다.
국립국악원은 신규 대표작 ‘붉은 선비와 영산각시’ 제작 계획도 공개했다. 함경도 지역에서 전승되는 전통 신화를 소재로 한 국악극으로, 자연의 소중함과 세상 만물의 조화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뮤지컬 풍월주 등으로 알려진 이종석 연출과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식에 참여한 강보람 작가가 함께한다. 공연 사업 외에 국립국악원 내 국립국악박물관 재개관도 큰 기대를 모은다. 총 7개 전시실로 구성한 이번 상설전시 재개관은 13.1채널의 고품질 음향과 4K 고화질 영상으로 담아낸 국악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 환경으로 구성해 국악에 대한 이해를 돕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마련할 예정이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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