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 조처로 인해 미국 기업들이 지난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국내로 들여온 규모가 전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으로 돌아오는 자금 규모가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고 있고, 이마저도 기업의 일자리 증가와 투자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상무부를 인용해 미국 기업들이 역외에서 벌어들인 수입 중 지난해 배당금 형태로 미 본토로 들여온 현금이 6,650억 달러(약756조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한해 전인 2017년의 1,551억달러 보다 4배 이상 많은 규모다.
미국 기업들의 국내로의 현금 송금 증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조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12월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감세 조처를 했다.
이 같은 감세 조치에 따라 미 기업들이 해외에서 국내로 들여온 현금에 대한 세율은 기존 35%에서 15.5%로 하향조정됐다. 법인세율도 기존 35%에서 21%로 낮아졌다.
특히 미국 기업들은 2018년 초 급격한 감세 조처에 따른 변화를 예상하면서 국내로 대규모 현금을 송금했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에 2,950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2분기 1,840억달러, 3분기 1,001억달러, 4분기에는 851억달러로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었다.
하지만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 미국으로 들여온 역외 수익은 예상치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들이 미국으로 가져올 수익금이 4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와 달리 일자리나 국내 공장에 대한 투자에 사용되기 보다는 자사주 매입 등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그레그 다코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기업들은 여전히 국내로 현금을 보내고 있지만, 유입된 자금이 기업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NBC는 “지난해 미 기업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기록적인 수준인 1조1,000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국내로 송금된 현금 상당수를 자사주 매입에 쏟아 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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