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중국 화웨이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는 미국의 요구를 무시한 가운데 영국에서 화웨이의 장비에 심각한 보안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28일 영국 정부 주도로 화웨이 장비에 대한 심사를 진행 중인 위원회가 이날 40쪽이 넘는 분량의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화웨이 통신 장비에 제기된 문제에 실질적인 개선이나 진전이 있는지를 평가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해 7월 화웨이 장비가 영국의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새 안보 리스크를 노출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보다폰, EE 등 영국 이동통신업체들은 그동안 5G 이동통신망과 관련해 화웨이와 협력해왔지만, 보안 문제가 제기되면서 정부 검토 결과를 기다려 왔다. 화웨이는 지난해 영국에서 확인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억 파운드(약 3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다만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최대 5년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화웨이의 약속과 달리 아무런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화웨이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갖기 어렵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종합적으로 볼 때 화웨이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사이버 보안 능력에 심각하고 시스템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다만 이같은 화웨이 장비의 결함이 정부 개입에 따른 결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와 중국 공산당의 유착관계를 의심하며, 화웨이가 자사 장비에 백도어(인증 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릴 장치)를 몰래 만들어 나중에 중국 정부의 지령에 따라 기밀을 훔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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