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용품 업체 관계자들에게 봄은 설레면서도 초조한 계절이다. 겨우내 준비한 신제품이 골퍼들의 심판을 받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대박’을 향한 업체들의 무한 경쟁은 매년 기술과 디자인의 발전으로 이어졌고 그만큼 골퍼들 선택의 폭은 넓어졌다. 올해는 선택지가 더 다양하다. 한국 골퍼들의 특성을 속속들이 파악한 한국 전용 제품부터 장타에 특화된 클럽까지 맞춤형 제품들이 골퍼들을 유혹하고 있다. 프로골프 투어 선수 중 누가 쓰는 클럽인지도 중요한 선택 기준 중 하나다. 스타 마케팅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골퍼만을 위해 탄생한 제품=몇 해 전부터 간간이 출시되던 한국 전용 제품은 이제는 주요 용품사들의 필수 라인이 됐다. 야마하골프의 RMX 파워포지드 아이언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한국 시장만을 타깃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야마하는 전국의 주요 대리점을 방문해 한국 시장의 정보와 골퍼들의 성향을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골퍼들은 아이언을 고를 때 무엇보다 짜릿한 손맛을 중요시한다는 결론을 얻었고 손맛이 좋은 풀단조 아이언으로 올 시즌 승부수를 띄우게 됐다.
던롭스포츠코리아의 뉴 젝시오 프라임 로얄에디션도 한국 전용 모델이다. 강력한 퍼포먼스 외에 부드러운 타구음과 디자인, 컬러 등 감성적인 부분에서 특히 한국 골퍼들의 취향을 적극 고려했다. 던롭 관계자는 “한국은 여성 골퍼들의 폭발적인 증가가 특히 눈에 띄는 시장이다. 로얄에디션 여성용 클럽에 로즈골드 컬러를 입힌 것도 한국 여성 골퍼들을 공략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장타에 목마른 당신을 위해=비공인 고반발 클럽은 시니어 골퍼들만 쓰는 클럽이 아니다. 요즘은 장타에 욕심이 있는 골퍼라면 연령대와 상관없이 고반발 클럽에 관심을 보인다. 젊은 층 사이에서 스타덤, 뱅골프 등 고반발 전문 브랜드들의 인지도도 그만큼 높아졌다. 스타덤의 골드 유틸아이언은 유틸리티 클럽과 아이언의 장점만 모은 제품이다. 아이언보다 치기 쉽고 유틸리티 클럽보다 멀리 나간다. 초경량으로 제작돼 더 편한 스윙으로도 샷 컨트롤이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뱅골프의 롱디스턴스 라이트 드라이버는 경쟁사 드라이버보다 30% 가까이 가벼운 205g의 초경량 제품이다. 가볍고 쉽게 만들어 아마추어 골퍼들에게서 가장 많이 나오는 구질인 슬라이스를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한다. 뱅골프 측은 “무거워서 스윙이 힘들다거나 헤드가 열리는 아마추어들의 고민을 우주항공기술을 응용한 공법으로 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혜진의 핑, 오지현의 캘러웨이=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양강으로 전망되는 최혜진과 오지현은 각각 핑골프와 캘러웨이골프의 후원을 받는다. 둘의 우승 다툼은 핑과 캘러웨이의 대리전으로 더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추어 때 핑 클럽을 썼던 최혜진은 잠깐 다른 브랜드의 클럽을 들었다가 올해 다시 핑으로 돌아왔다. 드라이버부터 아이언, 퍼터까지 모든 클럽을 핑으로 교체했다. 최혜진은 G410 플러스 드라이버, 오지현은 에픽 플래시 서브제로 드라이버로 페어웨이 공략에 나선다. 지난 시즌 평균 퍼트 최소 1위에 빛나는 오지현은 캘러웨이의 신제품 스트로크 랩으로 퍼터를 바꿔 들고 퍼트퀸 수성에 도전한다. 이밖에 미즈노는 김아림, 김세영, 이승현에게 아이언을 후원하고 브리지스톤은 타이거 우즈가 쓰는 골프볼, 볼빅은 KLPGA 슈퍼루키 조아연이 사용하는 골프볼로 유명하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