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와 관련해 자신에 대한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던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에게 “물러나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시프 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이를 일축했고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시프 위원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고의로 그리고 불법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누설하면서 2년을 보낸 애덤 시프 하원의원은 의회에서 사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결코 이런 일이 대통령에게 또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시프 위원장을 “범죄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끝난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유착 의혹 조사에서 공모 의혹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면죄부’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보고서 전면 공개를 요구하며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공화당 내 정보위 소속 의원들도 퇴진 요구에 동참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하원 정보위에 속한 공화당 의원 9명 전원은 이날 시프 위원장에게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서한에 서명해 이를 제출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당신의 직무 이행 능력에 대한 믿음이 없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에 시프 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성명에서 “당신은 그게 모두 괜찮다(OK)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나는 그것이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비도덕적이고 비애국적이고 부패한 것이며, 공모의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는 시프 위원장의 업적이 자랑스럽다”며 옹호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 “부끄럽고 무책임하다”면서 “그들은 진실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프 위원장은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유착 의혹을 둘러싼 특검 수사 내내 양측의 공모 증거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의회에 제출한 특검보고서 요약본을 통해 공모 사실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시프 위원장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24일 ABC 방송 ‘디스 위크’와 인터뷰에서 “중요한 공모의 증거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이끄는 하원 정보위는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과 트럼프 대통령의 국외 금융 이해관계를 살펴보기 위한 광범위한 조사에 나서겠다고 지난달 밝힌 상태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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