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 폭행 등 각종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된 버닝썬의 실질적 주인이 전원산업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원산업의 최고경영자가 버닝썬 설립 추진 보고를 받은 바 있고, 버닝썬의 초기 운영자금의 50%가 전원산업에서 나왔으며, 전원산업이 버닝썬에 헐값의 임대료만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버닝썬의 수상한 자금흐름을 포착한 경찰이 버닝썬의 설립과 운영 등 실체 전반에 다가설지 관심이 집중된다.
29일 버닝썬 운영 등을 잘 아는 관계자 등에 따르면 버닝썬은 전원산업이 주도해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전원산업 전 등기이사이자 버닝썬 공동대표를 지낸 이모씨가 전원산업 최고 경영자에게 버닝썬 설립 추진을 보고하고 승낙을 받았다고 전해졌다.
버닝썬이 설립되는 과정에서 승리는 초기 운영자금 24억5,000만원 중 2억2,500만원을 부담했다. 나머지는 전원산업이 12억2,500만원, 승리의 해외투자자로 불리는 대만의 ‘린 사모’가 10억원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운영자금의 50%가 전원사업에서 나온 것이다.
전원산업은 서울 강남의 시세에 비해 터무니없는 헐값으로 버닝썬에 호텔 지하 1층 영업공간을 임대한 것도 드러났다. 버닝썬은 월 임대료 1,600여만원을 내는 조건으로 2018년 2월부터 5년간 르메르디앙 호텔과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서울 강남에서 지하철역과 대로를 낀 르메르디앙 호텔의 입지와 버닝썬이 유흥업소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호텔 주변 부동산 업계에서는 월 임대료가 4,000만원까지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에 전원산업이 버닝썬과 특수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에 헐값에 임대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1968년 설립한 전원산업은 경기 양주에 있는 골프장인 레이크우드CC, 서울 강남의 르메르디앙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버닝썬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등기이사이자 버닝썬 공동대표였던 이씨는 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이 때문에 전원산업이 버닝썬과 고리 역할을 했던 이씨를 내보내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전원산업 안팎에서 제기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원산업 이 회장은 이 대표로부터 매일 버닝썬의 매출보고를 받기도 했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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